오세훈 "용산 1만가구, 닭장식 고밀주거" 정부 작심비판
SBS Biz 박연신
입력2026.02.03 12:24
수정2026.02.03 14:30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서울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를 찾아 토양오염 정화 작업 추진현황 등을 점검하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무리한 주택 공급 확대 요구를 작심 비판하며 국토부와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오 시장은 오늘(3일) 삼표시멘트 공장 현장을 찾아 "주택가구 수 확대가 능사는 아니다"며 "도시의 기능과 본질을 훼손하는 방식의 공급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오 시장은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을 예로 들며 "해당 부지는 서울에 남은 마지막 핵심 비즈니스 지구"라며 "AI·IT 기반 업무 기능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업무도시로 설계된 곳"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당초 6천 가구 계획을 국토부가 1만 가구로 늘리자고 한 것은 업무 기능을 줄이거나, 닭장식 고밀 주거를 만들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는 용산 국제업무지구의 주거·업무 비율이 이미 국토부와 합의된 사안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했습니다. 오 시장은 "업무 비율을 유지한 채 가구 수만 늘리면 주거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고, 임대주택 비중까지 확대되면서 지역 수용성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부동산 시장이 어렵다고 해서 도시계획의 종자 씨앗을 털어먹듯 바꿔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단기 공급 확대를 중시하는 국토교통부 기조를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오 시장은 '직주락' 개념을 거론하며 "일자리·주거·여가가 한 공간 안에서 적정 비율로 결합돼야 불필요한 장거리 이동을 줄이고 도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과거처럼 베드타운과 업무지구를 분리하는 방식은 이미 실패한 모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시는 무리한 기능 변경이 오히려 공급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습니다. 오 시장은 "계획을 뒤집으면 각종 절차가 다시 시작돼 공급 시점이 정부 임기 이후로 넘어갈 수 있다"며 "이것이 과연 실효적인 주택 정책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서울시는 주택 공급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오 시장은 "서울시는 주택 공급에 반대하는 적이 아니다"라며 "다만 합의된 도시 기능과 비율을 무너뜨리면서까지 숫자만 늘리는 방식에는 책임 있는 행정으로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발언은 주택 공급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 간의 기조 차이가 단순한 물량 논쟁을 넘어, 도시의 역할과 성장 전략을 둘러싼 근본적 인식 차이임을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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