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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쿠바 석유 거래국에 관세" 위협…멕시코 우회 압박

SBS Biz 김종윤
입력2026.01.30 16:05
수정2026.01.30 16:08

[행정명령 서명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쿠바가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에 따라 쿠바와 석유 거래하는 나라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행정명령에서 "쿠바 정부의 정책과 관행, 행동은 미국의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에 대해 비정상적이고 특별한 위협을 구성한다"며 이와 관련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 정권이 러시아, 중국, 이란, 하마스, 헤즈볼라를 포함한 수많은 적대국, 초국가적 테러 단체, 미국에 적대적인 악의적 행위자들과 결탁하고 지원을 제공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쿠바가 미국에 위험한 적대 세력을 노골적으로 수용하며 미국의 국가 안보를 직접 위협하는 정교한 군사 및 정보 능력을 쿠바에 배치하도록 초청하고 있다"면서 쿠바가 러시아의 해외 신호 정보 시설을 수용하고 있고, 중국과도 심층적인 정보·국방 협력을 해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행정명령에 미국 정부는 쿠바에 석유를 직·간접적으로 판매하거나 기타 방식으로 제공하는 국가의 미국산 수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쿠바 관련 조치로 쿠바의 석유 수입을 차단함으로써 붕괴 직전의 쿠바 경제를 더욱 옥죄고, 이로써 쿠바 정권 교체까지 노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쿠바 정부는 즉각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정면 반발했습니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쿠바와 쿠바 국민에 대한 잔인한 침략 행위를 전 세계에 고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쿠바 국민은 65년 넘게 한 국가에 가해진 역사상 가장 길고 잔혹한 경제 봉쇄에 시달려왔다"며 "이번 조치로 쿠바 국민들이 극단적인 생활 여건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 압박이 가중되는 가운데 쿠바에 남은 원유 재고는 15~20일 치에 불과하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습니다.

미국 텍사스대 석유 전문가 호르헤 피뇬은 앞으로 몇 주 안에 추가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쿠바는 중대한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쿠바를 고립시키는 동시에 쿠바의 주요 원유 공급처인 멕시코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AP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강화를 모색하면서 쿠바에 대한 연대 의지를 표명해왔으나, 이번 조치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고 이 매체는 전했습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전날 정례 기자회견에서도 "쿠바에는 인도적 지원이 계속될 것"이라며 "그 지원 방법에는 석유 공급도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쿠바 관세 행정명령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이뤄졌고, 이 법은 '흔치 않고 보기 드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특정 금융 거래를 규제할 광범위할 권한을 대통령에 부여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4월 이 법에 근거해 대규모 무역 적자가 국가 안보에 큰 위협이라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 세계 각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했고, 미 연방대법원은 이 조치의 적법성 여부를 심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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