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보호 뒷전?…올스톱 중복상장 뭐길래
SBS Biz 윤지혜
입력2026.01.29 16:09
수정2026.01.31 08:00
[앵커]
코스피가 5천피를 넘어 6천피를 향해 나아가는 상황에 최근 주식시장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중복상장'입니다.
모회사가 이미 상장돼 있는데 그 사업부 일부가 따로 상장되면, 기존 모회사의 기업가치가 훼손되면서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본다는 이야깁니다.
몇 년간 여러 사례가 누적되면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점점 커졌고, 급기야 대통령까지 이야기를 얹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윤지혜 기자와 자세히 얘기해 보겠습니다.
[앵커]
우선 이재명 대통령까지 이 문제를 언급했는데, LS그룹이 저격을 당했죠?
[기자]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와 가진 오찬 자리에서 중복상장 얘기가 나왔습니다.
여기에서 이 대통령이 'L자 들어간 주식은 사지말라'는 제목의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아직도 이런 사례가 있느냐"라고 지적했다고 합니다.
LS그룹을 콕 찝어 얘기한 것인데요.
LS는 증손회사이자 미국법인인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을 추진해 왔지만, LS의 소액주주 등이 반발했습니다.
모회사가 자회사를 따로 떼 상장하게 되면 모회사 주가가 떨어진다는 것이죠.
LS는 소액주주 대상 기업설명회(IR)까지 열며 설득에 나서는 등 상장 추진 의지를 내비쳤지만, 대통령까지 언급하고 나서자 결국 철회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대통령 얘기는 결국 중복상장이 '코리안 디스카운트' 라는 것이죠?
[기자]
이번에 대통령실과 여당의 의지가 재확인된 셈입니다.
얼마 전 코스피5000 특위 때 기자회견 발언 들어보시죠.
[오기형 / 코스피 5000 특위 위원장(지난 22일) : 소가 송아지를 낳았는데 그 송아지가 내 송아지가 아니더라. 이런 문제인데 여전히 지금 시중에서 중복 상장 얘기들이 나오니까… 말이 회자되면서 이런 문제는 엄격하게 처리합시다]
그런 점에 대한 문제 제기와 공감이 있었습니다.
[앵커]
사실 LS는 어찌 보면 운이 나빴습니다.
LS는 첫 타자였고, 사실 그 이후에도 그룹사 중 계열사가 상장하면서 중복상장으로 간주될 만한 기업들이 많았잖아요?
[기자]
당장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던 다른 대기업들도 안심할 수 없게 됐습니다.
현재 한화에너지, HD현대로보틱스, SK에코플랜트 등이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한 상태입니다.
이들 기업이 노리는 상장 가치는 적게는 4조 원에서 최대 8조 원까지 언급되면서 올해 역대급 IPO 장이 열리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한 기업의 이슈가 아니라, 정부가 이러한 대기업의 자금 조달 방식 자체에 제동을 걸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들 입장에선 각자 또 나름 절박한 사정이 있긴 합니다.
HD현대는 그룹 먹거리인 로봇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금 확보를 위해서, 한화는 방산과 우주항공 분야의 구조 개편을 하는 과정에서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SK그룹의 건설·환경 자회사인 SK에코플랜트의 상장을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으나 이번 사태로 셈법이 복잡해졌습니다.
특히 SK에코플랜트는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약정 때문에 상장 시한이 정해져 있고, 상장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막대한 페널티를 투자자들에게 지불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다만 대통령의 발언 이외에 제도적으로 상장이 막힌 건 아니잖아요.
그럼에도 기업들이 상장 가능성을 좀 낮게 보는 분위기네요?
[기자]
예전에는 거래소가 중복상장을 통과시켜 줄 확률이 50%, 반반이었다면 지금은 적어도 70~80%는 못한다고 봐야 한다는 게 업계 시각입니다.
이번 사태의 기저에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불신, 과거 LG엔솔 학습효과가 자리 잡고 있는데요.
사실 L자 기업은 사지 말라고 한 것은 LS그룹만 얘기한 게 아니라 LG그룹도 얘기한 것입니다.
과거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시켰을 때, 모회사인 LG화학 주가는 급락하고 주주 가치가 크게 훼손됐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카카오 그룹 역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자회사를 문어발식으로 상장하면서 모회사 주주들에 손해를 끼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LS그룹 사례를 보면 중복상장의 판단의 기준을 단순히 물적분할, 즉 쪼개기 상장에 국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수합병(M&A)이나 신설법인까지 심사 대상에 포함하면서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있다면 구조 전반을 중복상장의 범주로 보겠다는 정부 방침이 명확해졌습니다.
[앵커]
자회사가 상장을 해서 지주사 주주들이 피해를 본다는 논리라면, 기존 주주에게 당근책을 줄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실제 중복상장 우려를 낳았지만 성공적으로 코스피에 안착한 기업의 사례를 보면 주주환원책을 대폭 강화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주주간담회를 열어 수차례 주주들과 소통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현물배당, 감액배당을 통해 주주들의 실질적인 배당수익을 늘리고 배당성향도 확대하고요.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신호를 거래소와 주주에 명확히 전달하는 것도 중요해 보입니다.
[앵커]
만약 이렇게 큰 주주환원책을 쓰기 힘들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전략을 취하게 될까요?
[기자]
상장 목적은 어찌 됐든 신규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이고 신사업 확장 혹은 설비투자금을 모으기 위해서입니다.
LS는 에식스솔루션즈 상장 추진과 관련해 "북미 전력망 교체 수요를 소화하려면 수조 원 단위 설비 투자가 필수적인데 지주사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의 속도전을 감당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선 LS가 차라리 해외를 택했다면 결과가 달랐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LS에식스솔루션즈는 미국기업이고 원래 나스닥 상장사였기 때문인데요.
LS가 인수를 하며 증손회사로 편입됐고 상장폐지를 한 것이었습니다.
이 여파로 기업들이 국내 IPO 대신 해외 상장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상대적으로 코스피에 상장하는 게 더 까다로우니 차라리 미국 나스닥에 재상장하거나 홍콩 상장을 검토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알짜 자회사들이 줄줄이 해외로 떠난다면 국내 양질의 자원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앵커]
해외 상장이 많아지는 것도, 사실은 제도 압박을 피할 뿐이지 기존 주주의 주식가치가 훼손될 여지는 여전하고, 결국은 국내에서 질서 있게 상장하는 게 중요해 보이는데요.
매번 대통령이 압박할 수도 없고요.
[기자]
중복 상장 논란은 사실 지난해부터 제기됐습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하면서 시장이 크게 위축됐습니다.
과거 정부가 지주사 체제를 권장했고 그 결과 수많은 대기업 지주사들이 비상장 알짜 계열사들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중복상장이라고 무조건 반대하기보단, 실제 자회사가 지주사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사업구조를 고려하는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이 같은 요구에 한국거래소는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다만 이 기준이 나올 때까지는 본격적으로 상장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거래소 입만 바라보는, 올스톱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코스피가 5천피를 넘어 6천피를 향해 나아가는 상황에 최근 주식시장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중복상장'입니다.
모회사가 이미 상장돼 있는데 그 사업부 일부가 따로 상장되면, 기존 모회사의 기업가치가 훼손되면서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본다는 이야깁니다.
몇 년간 여러 사례가 누적되면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점점 커졌고, 급기야 대통령까지 이야기를 얹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윤지혜 기자와 자세히 얘기해 보겠습니다.
[앵커]
우선 이재명 대통령까지 이 문제를 언급했는데, LS그룹이 저격을 당했죠?
[기자]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와 가진 오찬 자리에서 중복상장 얘기가 나왔습니다.
여기에서 이 대통령이 'L자 들어간 주식은 사지말라'는 제목의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아직도 이런 사례가 있느냐"라고 지적했다고 합니다.
LS그룹을 콕 찝어 얘기한 것인데요.
LS는 증손회사이자 미국법인인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을 추진해 왔지만, LS의 소액주주 등이 반발했습니다.
모회사가 자회사를 따로 떼 상장하게 되면 모회사 주가가 떨어진다는 것이죠.
LS는 소액주주 대상 기업설명회(IR)까지 열며 설득에 나서는 등 상장 추진 의지를 내비쳤지만, 대통령까지 언급하고 나서자 결국 철회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대통령 얘기는 결국 중복상장이 '코리안 디스카운트' 라는 것이죠?
[기자]
이번에 대통령실과 여당의 의지가 재확인된 셈입니다.
얼마 전 코스피5000 특위 때 기자회견 발언 들어보시죠.
[오기형 / 코스피 5000 특위 위원장(지난 22일) : 소가 송아지를 낳았는데 그 송아지가 내 송아지가 아니더라. 이런 문제인데 여전히 지금 시중에서 중복 상장 얘기들이 나오니까… 말이 회자되면서 이런 문제는 엄격하게 처리합시다]
그런 점에 대한 문제 제기와 공감이 있었습니다.
[앵커]
사실 LS는 어찌 보면 운이 나빴습니다.
LS는 첫 타자였고, 사실 그 이후에도 그룹사 중 계열사가 상장하면서 중복상장으로 간주될 만한 기업들이 많았잖아요?
[기자]
당장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던 다른 대기업들도 안심할 수 없게 됐습니다.
현재 한화에너지, HD현대로보틱스, SK에코플랜트 등이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한 상태입니다.
이들 기업이 노리는 상장 가치는 적게는 4조 원에서 최대 8조 원까지 언급되면서 올해 역대급 IPO 장이 열리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한 기업의 이슈가 아니라, 정부가 이러한 대기업의 자금 조달 방식 자체에 제동을 걸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들 입장에선 각자 또 나름 절박한 사정이 있긴 합니다.
HD현대는 그룹 먹거리인 로봇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금 확보를 위해서, 한화는 방산과 우주항공 분야의 구조 개편을 하는 과정에서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SK그룹의 건설·환경 자회사인 SK에코플랜트의 상장을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으나 이번 사태로 셈법이 복잡해졌습니다.
특히 SK에코플랜트는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약정 때문에 상장 시한이 정해져 있고, 상장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막대한 페널티를 투자자들에게 지불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다만 대통령의 발언 이외에 제도적으로 상장이 막힌 건 아니잖아요.
그럼에도 기업들이 상장 가능성을 좀 낮게 보는 분위기네요?
[기자]
예전에는 거래소가 중복상장을 통과시켜 줄 확률이 50%, 반반이었다면 지금은 적어도 70~80%는 못한다고 봐야 한다는 게 업계 시각입니다.
이번 사태의 기저에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불신, 과거 LG엔솔 학습효과가 자리 잡고 있는데요.
사실 L자 기업은 사지 말라고 한 것은 LS그룹만 얘기한 게 아니라 LG그룹도 얘기한 것입니다.
과거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시켰을 때, 모회사인 LG화학 주가는 급락하고 주주 가치가 크게 훼손됐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카카오 그룹 역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자회사를 문어발식으로 상장하면서 모회사 주주들에 손해를 끼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LS그룹 사례를 보면 중복상장의 판단의 기준을 단순히 물적분할, 즉 쪼개기 상장에 국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수합병(M&A)이나 신설법인까지 심사 대상에 포함하면서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있다면 구조 전반을 중복상장의 범주로 보겠다는 정부 방침이 명확해졌습니다.
[앵커]
자회사가 상장을 해서 지주사 주주들이 피해를 본다는 논리라면, 기존 주주에게 당근책을 줄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실제 중복상장 우려를 낳았지만 성공적으로 코스피에 안착한 기업의 사례를 보면 주주환원책을 대폭 강화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주주간담회를 열어 수차례 주주들과 소통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현물배당, 감액배당을 통해 주주들의 실질적인 배당수익을 늘리고 배당성향도 확대하고요.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신호를 거래소와 주주에 명확히 전달하는 것도 중요해 보입니다.
[앵커]
만약 이렇게 큰 주주환원책을 쓰기 힘들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전략을 취하게 될까요?
[기자]
상장 목적은 어찌 됐든 신규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이고 신사업 확장 혹은 설비투자금을 모으기 위해서입니다.
LS는 에식스솔루션즈 상장 추진과 관련해 "북미 전력망 교체 수요를 소화하려면 수조 원 단위 설비 투자가 필수적인데 지주사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의 속도전을 감당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선 LS가 차라리 해외를 택했다면 결과가 달랐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LS에식스솔루션즈는 미국기업이고 원래 나스닥 상장사였기 때문인데요.
LS가 인수를 하며 증손회사로 편입됐고 상장폐지를 한 것이었습니다.
이 여파로 기업들이 국내 IPO 대신 해외 상장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상대적으로 코스피에 상장하는 게 더 까다로우니 차라리 미국 나스닥에 재상장하거나 홍콩 상장을 검토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알짜 자회사들이 줄줄이 해외로 떠난다면 국내 양질의 자원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앵커]
해외 상장이 많아지는 것도, 사실은 제도 압박을 피할 뿐이지 기존 주주의 주식가치가 훼손될 여지는 여전하고, 결국은 국내에서 질서 있게 상장하는 게 중요해 보이는데요.
매번 대통령이 압박할 수도 없고요.
[기자]
중복 상장 논란은 사실 지난해부터 제기됐습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하면서 시장이 크게 위축됐습니다.
과거 정부가 지주사 체제를 권장했고 그 결과 수많은 대기업 지주사들이 비상장 알짜 계열사들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중복상장이라고 무조건 반대하기보단, 실제 자회사가 지주사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사업구조를 고려하는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이 같은 요구에 한국거래소는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다만 이 기준이 나올 때까지는 본격적으로 상장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거래소 입만 바라보는, 올스톱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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