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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할 때마다 1천원씩...감염병 기금 400억 어디에 쓰나?

SBS Biz 오정인
입력2026.01.27 17:17
수정2026.01.27 19:52


질병관리청이 감염병 전담 기금 조성 방안을 모색 중인 가운데, 출국납부금을 활용하면 연간 400억원 규모의 재원 마련이 가능할 것이란 추산이 나왔습니다. 



오늘(2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질병청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감염병 위기대응 기금 설치방안 연구'를 의뢰·진행한 최종 연구결과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질병청은 신종 감염병 발생 시점과 확산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감염병 확산 등에 대비하기 위해 유연한 재정 투입이 가능한 '감염병 위기대응 기금' 신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선 기금의 주요 수입원을 출국납부금으로 정의했습니다. 이는 국정과제에서 감염병 위기 발생 시 신속 대응 가능한 재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출국자 또는 입국자를 대상으로 부과하는 '감염병 위기 대응 기금'(가칭) 복원을 제시한 데 따른 것입니다.

법무부의 '출입국자 및 체류 외국인 통계'를 살펴보면 연도별 출국자 수는 지난 2023년 3천278만여명, 2024년 4천312만여명이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출국자납부금을 1인당 1천원씩 부과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400억원의 재원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봤습니다.



기금의 용도는 크게 ▲초기 긴급 대응 사업 ▲평시 대비 사업으로 나눠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초기 긴급 대응 사업은 감염병 확산의 억제 및 조기 차단을 목표로 하며, 재난 발생 시 행정 지연 없이 초기 대응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평시 대비 사업은 감염병 발생 여부와 관계 없이 평상시 예방, 감시 역량 유지 활동을 지속해 미래 위기에 대한 대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보고서는 기금을 설치할 경우 상시사업의 구체화가 중요하며 음압 병상 설치(개당 약 3억원 소요), 감염병 전문병원 지원 사업, 격리 시설 관련 사업, 공공병원 손해배상 등을 제안했습니다. 현재 정부 예산으로 지원하기 어려운 사업들입니다.

향후 기금 수지 전망 시나리오 분석도 이번 연구 보고서에 담겼습니다. 시나리오 분석은 감염병 충격 규모를 ▲경미(메르스형) ▲중간(메르스-코로나19 사이) ▲중대(코로나19형) 등 3가지로 나눠 진행됐습니다.

그 결과 향후 3년 내 중대 규모의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 한 기금 수지는 항상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3년 차에 경미한 규모의 감염병 위기가 발생하면 10년 간 기금 수지는 3천180억5천만원까지 증가하고, 중간 규모의 위기 발생 시에는 2천718억3천만원까지 늘어난다는 분석입니다.

3년 차에 중대 규모의 위기 발생 시 사업비 부족분에 대해 외부 재원으로 차입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향후 5년 내 시나리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중대 규모의 위기 발생 시에만 차입이 필요하고, 경미한 규모의 위기 발생 시 10년 후 기금 수지는 3천189억2천만원, 중간 규모의 위기 발생 시 2천736억원으로 전망됐습니다. 5년 차에 중대 규모의 위기 발생 시 210억원 이상 차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향후 10년 내 감염병 위기가 전혀 발생하지 않을 경우 기금 수지는 10년간 약 3천630억4천만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시나리오별 수지 전망은 비교적 단순한 모형과 과거 경험에 따른 가정에 근거한 것이어서 실제 기금 운용 수익률 등과 감염병의 특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 결과 향후 5년 내 중대 규모의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기금 수지는 매년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신종 감염병 백신 비축, 환경 변화에 따른 감염병 위기 연구 등 질병 예방 및 사전 대비, 질병 감시와 관련한 신규 사업을 개발해 평시 사업으로 포함한다면 감염병 위기를 사전에 예방하고 기금 설치·운영의 타당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질병청은 이번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감염병 기금 조성 방안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질병청 관계자는 "지난해 말 감염병 기금 설치 내용을 담은 법안의 국회에 발의돼 추후 논의, 검토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를 참고해 기금 조성 필요성과 적절성 등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 19일 임승관 질병청장은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2020년 1월 20일) 6년을 맞아 진행한 간담회에서 감염병 전담 기금 조성 관련 구상을 밝힌 바 있습니다.

임 청장은 "위기 대응을 하려면 결국 재정이 필요하고, 감염병 대응은 신속성이 중요한데 국가 재정을 투입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감염병 국민 보건위기 대응 기금 재정을 만드는 것이 질병청의 바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출국자 1인당 1천원씩 부과되던 출국납부금으로 운용되다 지난해 폐지된 국제질병퇴치기금을 되살려 일부를 감염병 위기시 활용하는 기금으로 적립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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