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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산재급여 7천만원 토해내라?…근로복지공단 "직원 착오"

SBS Biz 이정민
입력2026.01.27 15:30
수정2026.01.27 19:54


근로복지공단이 일하다 폐암을 얻어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근로자에게 지급된 수천만원의 급여를 뒤늦게 전액 환수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공단의 착오로 추가 지급된 급여를 폐암 산재 근로자가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간주해 수천만원을 모두 돌려내라고 한 것을 두고, 과도한 재량권 남용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27일) 근로복지공단 등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해 폐암으로 산재 승인을 받고 휴업급여 8천100만원을 지급받은 70대 근로자에 대해, 7천만원에 대한 '부당이득 징수'를 결정하고 지난달 이를 통보했습니다.

해당 근로자는 30여년 항만에서 기계 정비 업무를 하다 폐암 진단을 받았으며 수술을 비롯한 치료로 인해 지난 2021년 8월부터 정상적인 근무가 어려운 상태입니다.

이에 지난해 7월 공단은 산재로 인정하고,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에 대한 휴업급여 8천100만원을 일시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공단은 지급 다음 달인 지난해 8월, 돌연 이후 기간에 대한 휴업급여 지급을 중단했습니다.

공단 측은 "산재 승인 당시 자문의는 2022년 8월 15일 이전에 대해서만 휴업급여로 인정, 이후는 취업 상태에서 치료받는 요양급여 지급으로 판단했다"며 "공단 직원의 착오로 요양급여 기간도 휴업급여로 처리됐음을 인지했다"며 "사후 처리에 대한 검토를 진행한 결과 환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휴업급여는 취업 상태로 치료가 불가능한 업무상 부상·질병 근로자에게 평균 임금의 70%~90%가 지급되는 반면, 요양급여는 취업 상태에서 치료받은 비용만 보전됩니다.

이에 공단은 8천100만원 중 휴업급여로 잘못 지급한 7천만원 전액을 환수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해당 근로자 측은 "공단에 공단 자문의 소견서 등을 요청했으나 전달받지 못했다"며 "폐암 수술을 받고 요양 중으로 주치의로부터 취업 상태로 치료를 병행하는 건 어렵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근로자 측은 공단 처분에 이의를 제기하며 재심사를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공단이 대규모 급여 지급 건에 대해 착오를 일으킨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다, 공단의 착오로 인한 사안을 근로자에게 전액 환수하라고 한 데 대해 과도한 처분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엄태모 변호사는 "전액 환수하는 것은 재량권 남용 등으로 볼 수 있다"며 "공단에도 최소한의 불이익이 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박지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휴업급여는 임금을 대체하는 급여"라며 "근로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원칙적으로 환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환수 범위에 있어서는 감액 등 검토가 필요해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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