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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의 덫에 빠진 각국 정부, 증세 해결책 못쓰고 전전긍긍 「WSJ」

SBS Biz 김종윤
입력2026.01.26 17:30
수정2026.01.27 05:46

[독일 '부채 시계'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정부 지출에 의존해 경제 성장을 떠받치면서 국가 부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지정학적 갈등, 고령화, 인공지능(AI) 시대로의 전환 등 정부가 돈써야 할 곳이 넘쳐나지만 재무 개선을 위해 증세를 단행하기 어려워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는 진단입니다.

WSJ은 '세계 경제가 정부 부채에 빠져있다'(The World Economy Is Hooked on Government Debt)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1위 경제 대국 미국과 3위 독일은 각각 재정 확대로 올해 경제 성장률을 1%포인트씩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세계 4위 경제 규모 일본도 재정 부양책을 활용해 올해 성장률을 0.5%포인트 높일 수 있을 전망입니다.



중국은 2년 연속 대규모 적자 재정으로 경기 부양에 집중하는데 통합 재정 적자는 올해 GDP의 9%로, 이는 중국의 예상 경제 성장률보다 갑절 이상이 됩니다.

IMF에 따르면 작년 선진국 평균 재정 적자는 GDP 대비 4.6%였고 신흥국은 6.3%였는데, 이는 10년 전(선진국 2.6% ·개도국 4%)보다 크게 확대된 것이며, 한국의 작년 재정 적자는 추가경정예산안 발표(지난해 6월) 때의 추정치 기준으로 4.2%였습니다.

재정 문제에 관한 경고등은 계속 켜지는데, 일본에선 지난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정부 지출 증대와 소비세 감세 계획을 발표하자 국채 장기물 금리가 역대 최고치로 치솟고, 투자자들이 일본 국채를 대거 매도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까지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영국에서는 2022년 감세 발표로 국채 시장이 요동치자 결국 리즈 트러스 당시 총리가 사임했고, 프랑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공공지출 개혁을 추진하면서 국가적 혼란 속에 최근 2년 사이 국채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가 직면한 난제는 정부가 돈을 써야 할 상황이 많다는 것인데, 국제 안보 질서가 흔들리고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며 유럽과 캐나다 등은 국방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할 처지인데다, AI 기술 격변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여파로 자국 기업과 경제도 지원해야 합니다.

일본의 경우 고령화 위기 속 경제를 활성화하고 소비 증대를 위해 재정 부양책이 절실한데, 부채의 실질적 해법은 증세지만 유권자 저항이 크기에 각국 리더들은 실행을 망설이고 있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를 국정 목표로 삼고 있고, 독일은 세금이 너무 높아 더 올릴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IMF는 작년 10월 보고서에서 세계 공공부채가 2029년 세계 GDP 100%를 넘어설 것으로 보았는데, 이는 전 세계가 제2차 세계대전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194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최근 인플레이션을 잡고자 중앙은행들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전 세계의 정부 부채가 통제 불능 상태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큽니다.

이자가 늘면서 부채 이자 비용까지 불어 돈을 더 갚기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는데,  미국 국가 부채 이자 비용은 최근 4년 사이 2배 이상 늘었고, 독일 및 일본도 같은 기간 부채 상환 비용이 갑절 가깝게 불어났습니다.

최악의 경우 정부가 재정 부담을 못 이기고 증세나 지출 삭감으로 경제에 큰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모리스 옵스펠드 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부채 상환 능력을 투자자들이 믿지 않거나 AI의 경제적 혜택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되는 사건 등이 위기의 방아쇠(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WSJ에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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