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숫자 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 아냐"…임원들에 '마지막 기회'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삼성 임원들에게 "숫자가 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며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삼성전자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에 안주하지 말고 근본적인 기술 경쟁력 회복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오늘(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 회장의 메시지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삼성은 지난주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계열사의 부사장 이하 임원 2천여명을 대상으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을 진행 중입니다.
교육에서는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이 담긴 영상이 상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영상은 이번달 초 이재용 회장이 소집한 삼성 계열사 사장단 만찬 자리에서 처음 공개됐으며 선대회장의 주요 발언과 인공지능(AI) 등 올해 경영 전략 등의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재계에서는 이 영상이 사실상 사장단과 임원들에게 전하는 이재용 회장의 신년 메시지 성격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임원 세미나에서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사즉생의 각오를 언급한 이 회장의 메시지도 당시 사장단 만찬에서 공개된 영상에 담겼습니다.
올해 영상에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샌드위치 위기론'을 언급하며 "우리나라는 지금도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달라진 건 경쟁 구도가 바뀌었고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포함됐습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 놓인 현재 상황도 강조됐습니다.
앞서 이 선대회장은 지난 2007년 1월 전경련(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단 회의에서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샌드위치 신세"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는 한국이 중국만큼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고 일본만큼 기술 격차를 벌리지 못한 채 중간 지대에 끼어 있다는 위기의식이 담긴 발언이었습니다.
이재용 회장이 다시 이 표현을 꺼내든 것은 이제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도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하고 비용 부담이 커진 사업 환경에 직면했음을 환기한 것으로 재계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의 실적이 개선되며 복합 위기 국면에서 일부 벗어난 모습이지만 구조적 위험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2023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번달 8일 공개된 잠정 실적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액 93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을 기록하며 부활을 예고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회장이 단기 실적보다 기술 경쟁력 회복을 거듭 강조한 것은 현재의 반등을 위기 탈출의 신호로 받아들이지 말고 보다 근본적인 변화에 나서달라는 주문으로 풀이됩니다.
마지막 기회라는 표현 역시 이번에 놓치면 재도약의 기회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임원들에게 보다 강도 높은 실행력과 각오를 요구한 대목으로 읽힙니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AI 중심 경영, 우수인재 확보, 기업문화 혁신 등을 중요한 과제로 꼽았습니다.
삼성인력개발원이 주관하는 이번 세미나는 임원의 역할과 책임 인식·조직 관리 역할 강화를 목표로 순차 진행되고 있습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전 계열사 임원 대상의 세미나를 2016년 이후 9년 만에 재개했으며 앞서 2009년부터 2016년까지는 매년 임원 대상 특별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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