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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정상들 '트럼프 평화위원회'에 반기…"심각한 의문"

SBS Biz 김종윤
입력2026.01.23 11:11
수정2026.01.23 11:14

[22일 열린 평화위원회 출범식서 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정상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추진하는 새 국제기구 '평화위원회' (Board of Peace)에 '심각한 의문'이 든다면서 사실상 정면으로 집단 반기를 들었습니다.

AFP·로이터에 따르면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22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활동 범위, 의사결정 체계(거버넌스), 유엔 헌장과의 정합성 등 평화위원회 헌장에 포함된 여러 요소에 심각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상회담은 '그린란드 위기'가 급속히 고조됐다가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와 군사 행동 위협으로 대서양 동맹 사이 긴장이 완화된 가운데 미국과의 관계를 재평가하기 위해 열렸습니다.

EU 정상들의 반응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위원회로 추구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의구심을 갖고 참여를 주저하는 유럽 주요국들의 의심스러운 시선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평화위원회는 가자지구 전쟁 종식과 재건을 마칠 때까지 이 지역을 통치할 최고 의사 결정 기구로 추진됐지만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다보스에서 공식 출범하면서 평화위원회가 사실상 세계 모든 국제 분쟁에 관여할 '유엔 대체 기구' 성격을 띤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코스타 상임의장은 원래 취지대로 평화위원회가 가자 지구에 국한해 활동한다면 EU 각국이 참여할 수 있다고 제한적인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EU 회원국 대부분은 평화위원회 참여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거나 참여를 유보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평화위원회의 헌장이 유엔 회원국으로서의 자국 지위와 양립할 수 없다면서 선명한 반대 의사를 드러냈습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정상회의 이후 기자들에게 자국이 이 기구 참여 초청을 거절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핵심 우방 영국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 중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초청받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평화위원회 가입을 유보한 상태입니다.

각국 발표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참여 의사를 확실하게 밝힌 나라는 미국을 포함해 26개국입니다.

알바니아, 아르헨티나,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바레인, 벨라루스, 불가리아, 이집트, 헝가리, 인도네시아, 이스라엘, 요르단, 카자흐스탄, 코소보, 쿠웨이트, 몽골, 모로코, 파키스탄, 파라과이,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이 포함됩니다.

한편, 이번 정상회의에서 EU 지도자들은 이번 '그린란드 위기' 이후 언제든 다시 닥칠 수 있는 미국발 충격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고 AFP 통신은 전했습니다.

그린란드 위기에서 군사 행동과 관세 카드를 꺼낸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EU는 상호 경제에 큰 충격을 줄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 검토와 미중 무역 합의 이행 보류라는 초강경 카드로 맞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그러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볼 수 있듯이 유럽은 여전히 러시아의 잠재적인 위협에 맞서 미국에 안보를 크게 의존해 공공연히 군사적 위협까지 가하는 동맹인 미국을 상대로 주권과 존엄을 지키면서 안정적으로 관계를 관리해 나가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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