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과도해 환율 올랐다?…한은 "사실 아냐" 반박
SBS Biz 신다미
입력2026.01.20 14:26
수정2026.01.20 14:35
[한국·미국 M2 증가율 차 및 달러-원 환율.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국내 유동성(M2)이 과도하게 늘어 원화 가치가 하락하였다'는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한은은 오늘(20일) 이 같은 '최근 유동성 및 환율 상황에 대한 오해와 사실' 글을 블로그에 게시했습니다.
먼저 통화량(M2) 증가율은 2022년부터 빠르게 하락하다가 2024년 이후 다소 반등했지만, 과거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로 보면 2020~21년 중 코로나19 대응으로 11~12% 수준까지 높아졌다가 최근에는 4~5%대에서 등락하고 있습니다.
주요국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의 최근 M2 증가율은 주요 10개국 중 중간 정도에 해당합니다. 주요국의 통화량 증가율은 '팬데믹 기간중 확대 → 고물가에 대응한 긴축으로 둔화 → 최근 소폭 상승'의 패턴을 보였으며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습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통화량 증가율이 미국보다 높다고 주장했지만, 한국은행은 이 또한 반박했습니다. 미국 통화량 증가율은 양적완화 기간 중 전년 동기 대비 최대 25~27%까지 확대됐다가, 양적긴축 국면에는 -4~-5%까지 하락하는 등 역사적으로도 큰 폭의 변화를 보이면서 주요 10개국 중에서도 가장 크게 변동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한국과 미국의 통화량 증가율이 비슷한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울러 "한국은행이 지난해 RP매입을 통해 488조원 규모의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이는 한은은 "RP 매입액을 단순히 누적 하여 매입 규모를 크게 과장한 것으로, RP거래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오해"라고 설명했습니다.
RP매입의 만기는 2주에 불과하며, 만기가 지나면 자동으로 반대거래가 일어나 자금이 회수됩니다. 예를 들어 10만원씩 일주일 만기로 대출을 받았다가 상환하는 일을 1년 동안 반복한 경우 지갑에는 520만원(10만원×52주)이 아니라 10만원인 셈입니다.
따라서 한은은 "RP매입 규모는 거래액을 단순누적한 금액이 아니라 평균 잔액으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RP매입은 다양한 공개시장운영 수단 중 하나일 뿐이며, 통화안정증권, RP매각 등을 포함한 전체적인 공개시장운영은 지급준비금을 대규모로 ‘흡수’하는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은의 공개시장운영은 경제주체들의 다양한 재정·금융 활동 결과에 의해 변동하는 지급준비금 총량이 필요 수준에서 유지되도록 하는 사후적인 조절 수단일 뿐이며, 시중 유동성을 직접적으로 늘리거나 줄이고자 하는 능동적인 수단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GDP 대비 M2 비율은 2022년 4분기 이후에는 소폭 하락한 후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은은 "이러한 최근의 안정세는 그간 한국은행의 금융불균형을 고려한 통화정책과 정부와의 거시건전성정책 공조 노력 등으로 가계부채가 디레버리징 흐름을 이어가고, 기업대출도 둔화되었던 것에 주로 영향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장기적인 시계에서 보면 GDP 대비 M2 비율이 상승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발전되는 과정에서 국내 은행부문이 꾸준히 커진 가운데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금융지원을 강화한 데 주로 기인합니다.
일반적으로 경제주체들의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은 GDP 대비 M2 비율이 높고, 자본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미국, 캐나다 등은 동 비율이 낮은 경향을 보입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GDP 대비 M2 비율이 우리나라의 절반 정도로 주요국 중 가장 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요국 GDP 대비 M2 비율. (사진=한국은행)]
통화량 증가가 환율 상승을 초래했다는 주장은 물가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면 국내 재화에 대한 수요가 해외로 전환되고 이 과정에서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달러-원 환율이 높아진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한은은 "2024년 말 이후 한국과 미국 간 통화량 증가율은 유사한 수준이고 물가상승률은 미국이 한국보다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의 원화 약세가 이러한 통화량 증가율을 통해 나타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통화량 증가가 물가에 영향을 미쳐 환율을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에서는 특정기간의 통화량 증가율과 환율 데이터만을 이용해 두 지표 간 연관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를 평가하기 위해선 충분히 긴 기간의 데이터를 사용해야 하며 대부분의 기간에서 두 지표간 상관관계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은은 "최근의 환율 상승에는 내외금리차, 성장률 격차 등 경제 펀더멘털 외에도 수급여건, 시장심리 등이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11월 중 경상수지 흑자는 1찬18억달러였지만 거주자의 증권투자는 이를 큰 폭 상회하는 1천294억달러로 증가하면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으며, 이러한 흐름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환율 안정을 위해 통화정책으로 직접 대응할 필요성까지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에 한은은 "한국은행은 환율을 직접적인 목표로 삼아 통화정책을 운영하지 않으며, 정책결정 과정에서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간접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만일 한국은행이 환율을 목표로 통화정책을 수행하게 되면 경기에 대한 부작용이 커져 여러 경제주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오히려 환율 안정도 저해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통화정책은 환율의 물가에 대한 영향, 성장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운영함으로써 거시경제 전반의 안정을 도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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