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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웃고 있다"…미·유럽 '그린란드 갈등'에 반색

SBS Biz 송태희
입력2026.01.20 14:25
수정2026.01.20 16:43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정책에 항의하는 그린란드 주민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병합 추진으로 미국과 유럽 간 갈등이 커지는 것을 러시아가 반기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과 BBC 방송 등 외신들이 보도했습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온 대서양 동맹이 분열하고 있기 때문인데, 한편으로는 미국의 북극 영향력 확대가 러시아 자국 안보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시간 19일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시도가 유럽과의 동맹에 균열을 일으키는 상황을 즐겁게 지켜보고 있다"며 "러시아 고위 관리들과 관영 매체들은 이를 두고 '대서양 동맹의 붕괴'라며 조롱 섞인 반응을 쏟아냈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일부 국제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그린란드 합병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미국사뿐 아니라 세계사에 남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 마가(MAGA)를 언급하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는 '덴마크를 다시 작게'(MDSA), '유럽을 다시 가난하게'(MEPA)와 같다"며 "이 아이디어가 이제야 이해가 가느냐, 멍청이들아?"라고 원색적으로 우롱했습니다. 

러시아 일간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8개국에 대해 관세 부과를 위협한 데 대해 "유럽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가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반기는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있습니다. 

러시아 평론가들은 그린란드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집착이 우크라이나를 무장 지원해 온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을 전례 없이 흔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세르게이 마르코프 전 크렘린궁 고문이 "트럼프의 적은 대부분 러시아의 적"이라며 모스크바가 트럼프 대통령의 야망 실현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합니다 .

영국 BBC 방송은 최근 러시아 매체들의 보도를 소개하며 "모스크바는 왜 트럼프를 칭찬·격려하는 것일까?"라고 반문한 뒤 "서방 동맹을 약화·분열시키는 모든 것이 러시아에 엄청난 호재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BBC는 "모스크바는 트럼프 행정부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이 때문에 그린란드를 둘러싼 갈등 국면에서 러시아는 유럽을 비판할 뿐, 트럼프 대통령은 비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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