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기요금 올린 '6천700억대 한전 입찰담합' 대기업 무더기 기소
SBS Biz 김종윤
입력2026.01.20 14:12
수정2026.01.20 14:13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유리문에 검찰 로고가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설비 장치 입찰에서 6천700억원대 담합 행위를 주도한 회사 8곳과 소속 임직원 11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효성중공업·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일진전기 등 4개사 소속 임직원 4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20일 밝혔습니다.
담합을 주도한 이들 4개 업체를 비롯해 여기에 가담한 중소기업군 회사 등 8개사도 불법 행위자와 법인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됐는데, 임직원 7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들은 2015년 3월부터 2022년 9월까지 한전이 발주하는 가스절연개폐장치 입찰 145건에서 사전 낙찰자와 투찰 가격을 담합해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한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은 가스절연개폐장치 시장의 약 90%를 점유한 이들 업체가 사전에 회사별로 낙찰 건을 합의한 뒤 높은 가격으로 낙찰받도록 투찰 가격을 공유해 총 6천776억원 규모의 담합 행위를 통해 최소 1천600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들은 업계 내 지위와 시장 점유율을 토대로 담합 가담 업체들을 대기업군(효성중공업·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일진전기)과 중소기업군으로 나눠 입찰 배정 비율을 정한 뒤 입찰 건들을 배정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업체들이 이 방식으로 7년 6개월 동안 비정상적으로 높은 낙찰률(입찰 대상 물품·공사 중 실제 낙찰된 건수 또는 금액의 비율)을 유지해 낙찰가를 높임으로써 전기료 인상 등 일반 국민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는데, 입찰 담합이 이뤄진 기간 평균 낙찰률은 일반경쟁·지역제한 입찰 모두 96%로, 담합 종료 후 평균 낙찰률(67%)보다 약 30%포인트 높았습니다.
담합을 주도한 4개사는 과거 유사한 담합 행위로 수차례 적발됐지만 법인에 대한 과징금 처분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자 재차 장기간 조직적 담합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주요 대기업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번 담합 사실이 적발돼 과징금 처분을 받았을 때도 범행을 부인하며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내는 등 책임 회피로 일관했습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월부터 이번 담합에 연루된 회사들을 순차적으로 고발하면서도 담합을 실행한 의혹을 받던 대기업 임직원들은 고발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같은 해 10월 강제수사에 착수한 지 3개월 만에 대기업군 임직원 주도로 관련 업체 모두 담합에 가담한 사실을 추가 확인하고 공정위에 3차례에 걸쳐 당사자들 고발을 요청했습니다.
검찰은 한전이 담합 업체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을 포함한 추후 관련 행정·민사소송에서 수사를 통해 확보된 증거가 충분히 활용될 수 있도록 공정위·한전과 긴밀히 협조한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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