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기부 약속…버크셔 행동주의 타깃 우려
SBS Biz 임선우
입력2026.01.20 04:44
수정2026.01.20 05:44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평생을 바쳐 쌓아 올린 버크셔 해서웨이가 그의 '기부 서약' 때문에 역설적으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사후 기부를 위해 보유 주식을 시장에 내놓는 과정에서 의결권이 약화해 지난 60년간 피해 왔던 '주주 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CNBC는 현지시간 18일 버핏이 지난 2010년 서약한 "사후 10년 내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는 계획이 현실화할 시점이 다가오면서 경영권 방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버핏의 기부 집행을 맡게 될 장남 하워드 버핏은 지난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딜레마를 인정했습니다.
그는 "아버지는 돈이 10년 안에 쓰이길 원하지만, 그 과정에서 버크셔의 의결권(지배력)을 잃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라고 밝혔습니다.
기부를 위해서는 버핏이 보유한 버크셔 클래스 A주식을 매각하거나 기부 재단으로 넘겨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버핏 일가의 의결권 지배력이 자연스럽게 희석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버핏의 그늘이 사라지고 지분율이 낮아지면 외부 투자자들이 차기 최고경영자(CEO)인 그레그 에이블을 거세게 몰아붙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캐시 사이퍼트 CFRA 애널리스트는 "버핏 일가의 의결권이 희석될수록 행동주의의 위험은 커진다"며 "투자자들은 쌓여만 가는 3천816억 달러(약 563조 원)의 현금성 자산에 대해 구체적인 사용처를 묻거나 배당 및 자사주 매입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KBW의 메이어 쉴즈 연구원은 장기적인 '기업 분할(Break-up)' 가능성까지 언급했습니다.
그는 "당장은 아니겠지만 주식을 기부한다는 건 곧 투표권을 넘긴다는 뜻"이라며 "누군가는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핵심 자산의 분사나 매각을 요구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버핏은 과거 이러한 우려에 대해 "버크셔의 시가총액이 워낙 거대해 행동주의 세력이 연합해도 흔들기 어렵다"고 자신해 왔습니다.
회사 차원의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이 진행된다면 유통 주식 수를 줄여 기존 주주들의 지배력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글렌뷰 트러스트의 빌 스톤 CIO는 "의결권이 낮아지면 버크셔도 결국 기술적으로는 '보통의 회사'가 될 것"이라며 "이는 그레그 에이블이 실적을 못 낼 경우 교체를 요구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므로 건전한 견제 장치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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