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었음' 1년 늘면 임금 6.7%↓…한은, '日 잃어버린 세대' 경고
SBS Biz 이민후
입력2026.01.19 13:33
수정2026.01.19 13:35
[일자리 찾는 청년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청년세대가 노동시장과 주거시장에서 동시에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우리 경제의 중장기 성장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첫 일자리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주거비 부담이 급증하면서 소득·자산 형성이 지연되고, 이는 소비 위축과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국은행은 오늘(19일) '청년세대 노동시장 진입 지연과 주거비 부담의 생애 영향 평가' 보고서를 발간하고 15~29세 청년층이 다른 연령대보다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가운데 최근 고용과 주거 부문에서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첫 취업까지 1년 이상 걸리는 비중이 2004년 24.1%에서 2025년 31.3%로 늘어나는 등 초기 구직 기간이 빠르게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17.9%에서 10.4%로 하락했습니다.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와 수시채용 확대가 청년층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2023년 기업 채용동향조사에서 신규채용 결정 요인으로 ‘직무 일경험’과 ‘직무역량’을 꼽은 비중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여기에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청년층이 주로 수행하던 업무가 대체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고용 여건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한국은행은 우려했습니다.
주거 측면에서도 부담이 급격히 확대됐습니다. 청년층의 가처분소득 대비 주거비 비중은 2000년 11.4%에서 2024년 17.8%로 뛰었고, 세 가구 중 한 가구는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인 가구 증가와 수도권 집중으로 소형 비아파트 수요는 급증했지만 공급은 위축되면서 월세 상승 압력이 커졌다는 설명입니다.
이 같은 고용·주거 불안은 생애 전반에 걸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한국노동패널 분석 결과 미취업 기간이 1년 늘어날 때 실질임금은 6.7% 감소했고, 5년 후 상용직 근무 확률도 크게 낮아졌습니다. 주거비가 1% 오르면 가계 총자산은 평균 0.04%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한국은행은 일본의 ‘취업 빙하기 세대’ 사례를 들며 초기 노동시장 충격이 장기적인 소득 정체와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고용과 주거 불안정은 결혼·출산 지연과 사회적 고립 확산 등 사회문화적 문제로도 연결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 성장 사다리 강화와 노동시장 유연화, 일경험 지원 확대, 교육-직업 연계 강화, 청년 창업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주거 분야에서는 소형주택 공급 확대와 청년 친화형 주택 개발, 임차·구입자금 금융지원 보완 등이 과제로 제시됐습니다.
이재호 한은 거시분석팀 차장은 "청년세대의 고용·주거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성장을 제약하는 구조적 문제"라며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해 이중구조(질 측면의 일자리 양극화)를 개선하고, 소형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근본적 해법"이라고 권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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