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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美위협에 '무역 바주카포' 만지작…"159조 보복관세 검토"

SBS Biz 이한나
입력2026.01.19 06:29
수정2026.01.19 06:31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보이며 대유럽 관세 카드까지 꺼내 들자, 유럽연합(EU) 차원에서 통상위협대응조치(ACI)를 발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U 주요국이 지난해 대미 무역 협상 당시 마련했던 160조 원 규모의 보복 관세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현지시간 18일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ACI 발동을 공식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BBC 방송과 AFP·DPA 통신이 엘리제궁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ACI는 EU나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을 상대로 서비스, 외국인 직접투자, 금융시장, 공공조달, 지식재산권 등의 무역을 제한할 수 있는 조치입니다. 2023년 도입 이후 아직 한 차례도 사용된 적은 없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용납할 수 없는 일’로 보고 유럽 차원의 대응을 조율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타결한 미·EU 무역 합의의 유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날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도 EU 집행위원회에 ACI 발동을 요구했으며, 그린란드 문제와 무역협정의 유럽의회 승인 여부를 연계할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유럽의회는 이달 26∼27일 미국과의 무역협정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지만, 그린란드 문제로 이를 보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ARD 방송에 “이 합의가 현재 상황에서 가능할 것 같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주요 회원국들이 930억 유로, 우리 돈 약 159조 원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거나 EU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의 활동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는 수십 년 만에 미·유럽 관계가 맞는 가장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유럽 정상들은 이번 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보복 조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EU는 지난해 미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할 당시 이미 보복 관세 대상 제품 목록을 작성했지만, 무역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이를 유예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위협을 계기로 EU 27개 회원국 대사들이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대책 회의를 열고, 보복 관세 재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EU 외교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마피아 같은 방식을 계속 쓴다면 분명한 보복 수단이 있다”며 “동시에 공개적으로 진정할 것을 촉구하고 싶다. 이는 채찍과 당근”이라고 말했습니다.

ACI를 미국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검토하는 데에는 다수의 회원국이 찬성했지만, 대다수는 우선 대화를 선호하고 있으며 이번 다보스포럼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외교관들은 전했습니다.

다른 EU 외교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은 명백한 강압이기 때문에 ACI 발동이 정당화될 수 있다”면서도 “2월 1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설 의사가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주요 정상들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그린란드 및 북극 안보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다보스에서 그를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통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나토 동맹국의 집단 안보를 이유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총리실은 전했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뤼터 사무총장과 연쇄 통화한 뒤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유럽과 대서양 이익 보호를 위해 북극 안보는 모든 나토 동맹국에 최우선 과제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소규모 병력을 파견한 8개 국가를 대상으로 내달 1일부터 10%, 오는 6월 1일부터 25%의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은 이를 동맹에 대한 ‘협박’이자 ‘중국과 러시아에만 유리한 조치’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관세 위협을 받은 8개국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덴마크와 그린란드 국민에 대한 전적인 연대를 표명하며 “관세 위협은 대서양 간 관계를 약화시키고 위험한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또한 “우리는 계속 단결해 대응을 조율할 것이며, 우리의 주권을 지키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덴마크의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는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이번 사안은 우리 국경을 훨씬 넘어선 문제라는 점이 더욱 분명해졌다”며 “유럽이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준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유럽은 협박당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유럽 나야 나타니엘센 그린란드 상무·광물·에너지·법무·성평등 장관은 성명을 통해 “그린란드의 미국 판매를 지지하지 않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관세 부과 계획을 알게 됐다”며 “우리는 품위뿐 아니라 위대한 용기까지 요구되는 특이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표적이 된 국가들의 첫 반응을 보고 놀랐다”며 “외교와 동맹에 감사하며, 이러한 연대가 승리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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