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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여없는 고성능 반도체 25% 관세"…삼성·SK 영향 '예의주시'

SBS Biz 김동필
입력2026.01.15 12:41
수정2026.01.15 14:04

[사진=White House]

미국 정부가 자국으로 수입되면서 자국 산업에 기여하지 않는 일부 첨단 반도체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첨단 반도체 대부분이 미국 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에 쓰이는지라 단기적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와 파생 제품에 대해 더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긴장감도 높아지는 모습입니다.

자칫 이번 조치로 고공행진 중인 반도체 가격 상승이 더 가팔라지거나, 미국 내 투자 확대 등 비용 부담 요소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15일)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수입된 일정 기준 이상의 특정 고성능 반도체나 파생 제품이 미국 내 공급망이나 제조역량 강화에 기여하지 않을 경우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한국 시간으로 오후 2시 1분부터 미국에 반입·반출하는 특정 고성능 반도체에 적용됩니다.

구체적인 제품명은 거론하진 않았지만, 첨부된 내용(Annex)에는 연산성능이나 D램 대역폭 기준을 세운 뒤 이를 충족하는 특정 고성능 반도체로 한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만에서 생산 후 미국으로 수입됐다가 중국으로 수출되는 엔비디아의 AI 칩 'H200'이나 AMD의 'MI325X'가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를 두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영향 정도나 대응 방향 등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엔비디아와 AMD 모두 해당 칩을 만드는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기업 단기적 영향 미미할 듯…중장기 영향 지켜봐야"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국내 업계에 미칠 단기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공급하는 반도체는 상당 부분 HBM과 서버용 D램이라 직접적인 관세 적용 대상은 아닐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이들 제품 대부분은 미국 내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서 쓰이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예외 대상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포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 대상이 될 특정 고성능 반도체가 미국 내 데이터센터, 수리·교체, 연구개발, 스타트업, 소비자·산업·공공기관 혹은 상무장관이 '미국 기술 공급망 강화에 기여'한다고 판단한 경우엔 관세에서 면제된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여기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생산해 엔비디아나 AMD에 납품한 반도체가 첨단 AI칩으로 만들어진 뒤 미국으로 들어와 수출될지, 미국 내에서 쓰일지는 공급사 입장에서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HBM은 대부분 데이터센터 용도로 간다"라면서 "면제 대상이라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본다"라면서 "H200과 MI325X에 부과되는 관세는 엔비디아와 AMD가 내는거지 국내 기업이 내는 게 아니라서 당장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도 "국내 기업들이 직접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제품이 아니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관세 부과는 재수출할 것이라고 가져온 제품에 대해 적용하는 건데, 미국 내에서 사용한다고 수입해서 쓰다가 다시 중고로 재수출하는 것까지 추적이 되는지도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원가 상승 및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은 긴장을 더하는 요소입니다.

포고문에서 향후 해외 국가별 반도체 협상을 진행한 뒤 보다 광범위한 반도체 제품군에 '상당한 관세'를 도입하고, 미국 내 투자 기업에 관세 상쇄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90일 내 국가별 협상 진척 상황을 보고하라고 상무부에 지시한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미국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나 작년 11월 상호관세 세부 협상에서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에 대해 대만, 일본, 유럽연합(EU) 등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은 점은 향후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산업부 긴급 대책회의…오후 반도체 업계와 간담회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번 포고문과 관련해 정부도 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논의에 나섰습니다.

오전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주재로 통상차관보, 첨단산업정책관, 자원산업정책관 등 소관 실·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습니다.

김 장관은 우리측 의견서 제출 등 대응활동을 점검하고,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여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총력 대응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관련 통상차관보는 오전 11시30분 제프리 케슬러 미국 상무부 차관과 유선 통화를 통해 반도체 및 핵심광물 232조 발표 관련 우리 입장을 전달하는 한편, 구체적인 사항을 파악에 나섰습니다. 

오후에는 논의 결과를 토대로 업계와 함께 간담회를 열고 구체적인 영향에 대해 파악하는 한편 대응전략에 대해 얘기할 예정입니다. 간담회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업 관계자와 반도체산업협회 등이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방미 중인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또한 일단 귀국을 미루고 이번 포고문의 영향을 파악 중으로, "업계와 협업하면서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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