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직접 송금' 보이스피싱도 은행이 30%는 배상…판결문 보니

SBS Biz 오수영
입력2026.01.14 17:41
수정2026.01.14 18:19

[앵커] 

지금까지는 보이스피싱을 당했더라도 피해자가 직접 송금을 했을 경우 구제받을 길이 사실상 막혀 있었습니다. 

피해를 온전히 당사자가 감당해야 했는데요. 

당정이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배상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에 앞서 법원에서도 과거와 달라진 판결이 나왔습니다. 

본인이 직접 16억 원을 송금한 피해자에게 법원은 은행이 피해액 중 30%를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오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68세 김 모 씨는 금융감독원 직원과 검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일당에 속아 16억 원의 예금을 해지해 4일간 총 15억 6,700만 원을 직접 범죄에 이용된 계좌로 송금했습니다. 

[홍의준 / 피해자 김 모 씨 자녀 : 대법원 판례에서는 본인 확인 절차에 대해서 복수의 인증 수단을 최소한 해야 된다고 판시를 했었어요. (저희 사례는) 예금 5개가 10분 만에 문자로만 해지가 되는 것이 (문제가 있잖아요.)] 

송금 시작 20시간 만에 범죄 계좌가 '보이스피싱 이용 계좌'로 신고돼 지급 정지됐고, 김 씨 계좌도 이상 거래로 감지돼 출금이 막혔으나, 풀어달라는 김 씨 전화에 은행은 구체적 확인 없이 계좌를 풀어줬습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액의 30%인 4억 6,100만 원을 은행이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은행이 형식적인 본인 확인 절차만 거친 뒤에 김 씨 계좌를 풀어준 바람에 피해 규모를 키웠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김 씨가 범죄 계좌로 이체를 하던 둘째 날 은행이 해당 계좌가 범죄 계좌임을 알고 세 차례 통화로 단순 경고만 했을 뿐 피해를 막기 위한 추가 조치가 없었다는 게 법원의 판단입니다.
 

김 씨와 은행 모두 항소 예정입니다. 

김 씨는 배상 규모가 적다는 주장이며, 국민은행은 배상 비율이 과하다고 봤습니다.
 

[현수민 / 변호사 : 은행이 피해 방지에 객관적으로 부족했다면 배상 책임이 있다…. 즉 금융사의 의무를 형식적 절차 준수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피해 예방까지 확대하는 해석을 한 건데요. 금융사의 사회적 책임을 확인한 판결로써 최근 당정이 추진하고 있는 무과실 배상 책임제 도입에 힘을 실어준…] 

당정은 금융사의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 한도를 1천~5천만 원 사이로 조만간 확정할 예정입니다. 

SBS Biz 오수영입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오수영다른기사
'직접 송금' 보이스피싱도 은행이 30%는 배상…판결문 보니
"피싱범에 직접 송금했어도 은행 30% 배상"…판결문 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