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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 손상 환자 '귓불 주름' 발생률, 일반인의 4배

SBS Biz 이정민
입력2026.01.12 10:50
수정2026.01.12 11:03

[3차원 원본 이미지(A)를 토대로 전문가가 수동으로 직접 표시한 주름(B)과 AI가 예측해 자동으로 표시한 영역(C). (자료=분당서울대병원)]

국내 의료진이 귓불에 약 45° 각도로 사선형 주름이 깊게 파이는 '프랭크 징후'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프랭크 징후와 유전성 뇌소혈관 손상 정도의 연관성을 밝혀냈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3D 뇌 MRI에서 프랭크 징후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유전성 뇌소혈관 손상 정도와의 인과관계를 규명한 연구 결과를 연이어 발표했다고 오늘(12일) 밝혔습니다.

프랭크 징후는 심근경색, 뇌졸중, 혈관성 치매 등 심뇌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이 제기되며 전신 혈관 상태를 가늠하는 보조적 지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혈관성 질환 환자에서 프랭크 징후가 빈번하게 나타난다는 상관관계만 확인됐을 뿐, 뚜렷한 인과관계나 발생 기전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프랭크 징후를 식별하는 표준화된 방법이 없어 의료진에 따라 평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김 교수와 조성만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연구원은 뇌 MRI에서 추출한 3차원 얼굴 이미지를 활용해 프랭크 징후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AI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은 3D 뇌 MRI에 양쪽 귓불을 포함한 얼굴이 함께 촬영된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수집한 400건의 뇌 MRI를 바탕으로 전문가가 수동으로 구분하고 표시한 프랭크 징후를 AI에 학습시켰습니다. 이후 학습에 사용하지 않은 별도의 분당서울대병원 데이터셋 총 600건으로 1차 검증, 충남대병원·강원대병원·세브란스병원 다기관 데이터셋 총 460건으로 2차 검증을 진행했습니다.

전문가가 수동 표시한 프랭크 징후 영역과 AI가 자동으로 분할한 영역을 비교해 AI의 정확도를 평가한 결과, 전문가가 수동으로 표시한 영역과 AI가 자동으로 분할한 영역의 일치 정도를 측정하는 DSC값이 두 차례 검증에서 각각 0.734, 0.714로 나타났습니다. AI가 찾아낸 영역이 전문가의 판단과 70% 이상 부합한다는 뜻으로, 의료영상 분야에서 높다고 인정받는 수준입니다. 프랭크 징후의 유무를 얼마나 정확히 구분하는지 나타내는 AUC 값도 모두 0.9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김 교수와 조 연구원, 공동 교신저자인 박준혁 제주대병원 교수는 앞선 연구에서 개발한 AI 모델을 활용해 유전자 돌연변이로 생기는 뇌소혈관질환인 카다실(CADASIL)에서 프랭크 징후가 혈관 손상 정도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규명했습니다.

연구팀은 뇌소혈관질환 가운데 발병 원인이 단일 유전자 변이로 비교적 명확한 카다실 환자를 대상으로 프랭크 징후와 뇌백질변성(WMH)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습니다. 카다실은 뇌 중심부를 둘러싼 부위가 손상돼 하얗게 변하는 뇌백질변성이 나타나며, 손상이 누적돼 부피가 클수록 뇌졸중과 치매 위험이 커집니다.

유전자 검사로 확진된 카다실 환자(81명)와 연령·성별을 일치시킨 일반인(54명)에 대해 자체 개발한 AI 모델로 식별한 프랭크 징후 위험을 대조한 결과, 카다실 환자군의 프랭크 징후 발생률은 66.7%로 일반인(42.6%)보다 유의미하게 높았습니다.

연령 등 다른 요인을 통제한 뒤에도 카다실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프랭크 징후가 있을 확률이 4.2배(OR=4.214)로 확인됐습니다. 카다실 환자 가운데 프랭크 징후가 있는 그룹은 없는 그룹 대비 뇌백질변성 부피가 약 1.7배 컸습니다.

또 카다실 환자군을 뇌백질변성 부피에 따라 하위, 중위, 상위 세 그룹으로 나눴을 때, 프랭크 징후 발생률이 37.0%, 66.7%, 74.1%로 비례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프랭크 징후가 카다실의 중증도와 관련이 깊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분석했습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논란을 거듭해 온 프랭크 징후가 단순 노화 지표가 아니라 유전성 뇌소혈관 손상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반영한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며 "프랭크 징후만으로 질환을 진단할 수는 없지만, 다른 혈관성 질환 위험인자가 있다면 귓불 주름이 추가적인 신호가 될 수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전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IF: 3.8)', 'Journal of Clinical Medicine(IF: 3.0)'에 각각 게재됐습니다. 이번 연구들은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의 지원으로 수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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