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담] LG엔솔, 느려진 전기차 속도…ESS론 '턱없다'
SBS Biz 류정현
입력2026.01.09 15:52
수정2026.01.10 06:00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4분기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을 넘지 못한 가운데, 미국·유럽의 정책 변수까지 겹치며 실적이 꺾였습니다. 대안으로 띄운 ESS 사업 역시 뚜렷한 해법이 되긴 어려워 보입니다.
매출도 2024년 4분기 6조4천512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 6조1천415억원으로 4.8% 줄었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엑공제(AMPC) 금액은 3천328억원입니다. AMPC는 미국에서 배터리를 제조하는 기업에 지급되는 세액 공제 혜택입니다. 이를 제외한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4천548억원으로 더 불어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적자 전환은 기본적으로 전기차 캐즘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판매처에서 정책 악재가 터졌기 때문입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9월 30일부터 미국 내 전기차 신차 구매에 지급하던 보조금 정책을 종료했습니다.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미국 전기차 수요도 감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국 공장 가동이 줄어들면서 배터리 생산량과 투자액을 바탕으로 산출되는 AMPC 금액도 꾸준히 줄었습니다. 지난 2분기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금액은 4천908억원을 공제받았는데 이후 3분기 3천655억원, 4분기 3천328억원으로 꾸준히 줄고 있습니다.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늘어난 셈입니다.
악재는 약속이나 한 듯 유럽에서도 터졌습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035년까지 판매되는 모든 신차의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었습니다. 완성차업체들은 2035년 이후 생산하는 차량들의 배출가스를 2021년보다 90% 정도 수준으로만 줄이면 됩니다.
바꿔 말하면 사실상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만들어야 했던 기존 정책에서 하이브리드차 생산까지는 가능하도록 규제가 완화된 겁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이처럼 전기차 정책이 급변하면서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전략을 수정하고 있습니다.
포드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9조6천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GM도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얼티엄셀즈' 제3공장 지분을 LG에너지솔루션에 매각했습니다. GM의 전기차 전략 후퇴로 이 공장 제품 양산 시점도 올해 하반기로 밀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건설로 가파른 성장이 기대되는 ESS(에너지저장장치) 수요에 대응하면서 수익 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입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도 최근 신년사를 통해 ESS 사업의 성장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줄어든 전기차 파이를 ESS가 온전히 만회해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ESS는 가격이 저렴하고 화재 위험성이 낮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주로 사용합니다. 이 시장은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이 강점을 갖고 있어 우리기업들이 주도하는 시장은 아닙니다.
ESS 배터리 생산이 국내 주요 배터리기업들에게 큰 먹거리가 아니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국내 주요 배터리기업들은 100Gwh(기가와트)급의 크 공장을 운영하는 데 ESS 배터리 수주 물량은 금세 소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최대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의 단일 계약 규모는 3~4GWh 수준인데, 100GWh급 설비에서는 몇 개의 라인만 돌리면 되는 수준”이라며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ESS 시장을 통해 원가를 낮추고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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