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담] 신용점수 500대인데 카드론 금리가 7%대…어디서, 무슨 일?
SBS Biz 이광호
입력2026.01.09 15:30
수정2026.01.10 08:00
오늘(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월별 카드론 현황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폭의 금리 역전이 발생했던 곳은 하나카드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4월 여신금융협회에 공시된 하나카드의 3월 카드론 금리 중 신용점수 600점대(601~700점) 대출자의 평균 금리는 15.99%입니다.
그런데 그보다 신용 구간이 한 단계 낮은 500점대 대출자의 평균 금리는 7.47%에 불과했습니다. 8.52%포인트 역전으로, 2배 넘게 격차가 발생한 겁니다.
하나카드 다음으로 역전폭이 컸던 경우는 현대카드였는데요. 지난해 5월 2.79%포인트 역전이 발생했던 것과 비교하면 하나카드의 격차가 유독 큽니다. 그 외 대부분이 1%포인트 안팎 역전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더 의아합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4월 당시 500점대 신용점수 구간에서 단 2건의 대출이 발생했는데, 그중 1건이 보이스피싱이었다"면서 "보이스피싱을 당한 고객의 금리를 0%로 낮춰 주면서 두 대출의 평균을 내다 보니 7%대로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고객의 대출금리를 0%로 내렸기 때문에 공시에 활용되는 계산 역시 0%로 이뤄져야 한다는 형식적 논리입니다.
금리 왜곡돼…공시 방식 '제각각'
공시의 목적은 소비자 선택의 합리성을 높이는데 있습니다. 그러려면 표준화된 방식으로 비교 가능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 점에 비춰 보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왜곡된 공시로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카드의 사례에서 극단적으로 드러났을 뿐, 다른 카드사의 공시 역시 장기간 일부 왜곡이 있어 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른 일부 대형 카드사도 하나카드와 마찬가지로 보이스피싱 관련 금리 인하분을 공시 계산에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매달 워낙 많은 대출이 일어나기 때문에 일부 0% 금리로 설정되는 카드론의 규모가 평균 금리를 왜곡시킬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또 다른 카드사는 실제 고객 금리 인하분을 공시엔 반영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왜곡을 막기 위해 최초에 나간 금리로만 평균을 계산해 공시한다는 겁니다. 공시를 '표준화'하려면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제각각입니다.
특히 문제의 계산법이 공시에서 금리를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것 역시 아쉬운 대목입니다.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이 공시에서 확인한 것보다 실제로 받게 될 금리가 평균적으로 더 높아진다는 뜻이고, 이는 카드사의 대출 영업에도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겁니다.
카드사들의 대출금리를 공시하는 여신금융협회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연루 대출의 공시와 관련된 상세한 기준은 없고 각 카드사의 재량"이라며 "각 카드사들이 관련 대출을 처리하는 방식의 현황도 (관련 기준이 없어) 파악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결국 소비자들의 혼란을 유발하는 상황은 방치되고 있습니다. 공시를 제각각 내는 카드사, 왜곡된 공시를 그대로 두는 여신협회.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부작위도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 금융소비자인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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