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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철위 용역보고서 "제주항공 참사, 공항 둔덕 없었으면 전원 생존"

SBS Biz 류정현
입력2026.01.08 16:08
수정2026.01.08 16:23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12·29 제주항공 참사에서 항공기가 충돌한 콘크리트 소재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둔덕이 없었더라면 탑승객들이 중상자 없이 모두 생존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최근 국회에 '콘크리트 둔덕'이 규정을 충족하지 못했으며 안전한 형태로의 개선이 필요했다는 입장을 처음 밝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회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8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로부터 제출받은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무안공항에 로컬라이저 둔덕이 없었을 경우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탑승자 전원이 생존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도출됐다"고 밝혔습니다.

항철위는 지난해 3월 한국전산구조공학회에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둔덕이 사고에 미친 영향 등을 분석하는 용역을 의뢰한 바 있습니다.

학회가 기체와 활주로 등의 가상 모델에 대한 슈퍼컴퓨터 분석을 활용해 여객기와 둔덕의 충돌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사고기는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더라면 동체 착륙 후 일정 거리를 활주하고 멈춰 서면서 큰 충격을 받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로컬라이저 둔덕이 콘크리트가 아니라 '부서지기 쉬운' 구조로 만들어졌었다면 사고기는 공항 보안 담장을 뚫고 근처 논밭으로 미끄러져 나갔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역시 중상자는 없었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 같은 연구용역 결과는 확정된 조사 결과는 아니지만, 사고 피해 규모를 키운 결정적 요인으로 콘크리트 둔덕을 지목해 온 항공업계 안팎의 해석에 힘을 싣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는 최근 김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무안공항 내 로컬라이저 시설이 공항 안전 운영 기준에 미부합했다"며 "2020년 개량사업 당시 규정에 따라 정밀 접근 활주로 착륙대 종단에서 240m 이내에는 부러지기 쉽게 개선했었어야 했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토부는 2024년 12월 사고 발생 직후에는 콘크리트 둔덕과 관련해 '법 위반은 없었다'는 입장이었다가 지난해 1월 박상우 당시 장관이 "규정의 물리적인 해석만 따른 것은 아쉽다"고 설명했지만, 관련 규정을 위반한 점을 인정한 것은 처음입니다.

로컬라이저 시설 안전 규정은 2003년 제정돼 무안공항 개항(2007년) 이후인 2010년부터 적용됐는데, 2020년 5월부터 2024년 2월 사이 진행된 로컬라이저 개량 공사 당시에는 규정이 유효했기에 이를 충족할 수 있도록 시설 개선 등의 조치가 있었어야 했다는 책임을 인정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 의원은 당시 개량 공사 설계 용역 입찰공고에는 '부서지기 쉬운 구조(Frangibility) 확보 방안 검토'라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실제 용역 착수·중간·최종보고회 발표 자료에서는 이런 점이 반영되지 않았는데도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 관계자 모두 이를 그대로 수용하는 등 부실 검증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의원은 "둔덕이 없었다면 모두 생존할 수 있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오면서 둔덕에 문제가 없다던 정부의 입장도 뒤집혔다"며 "부서지기 쉽도록 지어져야 할 둔덕이 죽음의 고개가 된 실체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 설계부터 부실한 개량 공사까지 관련자들에 대해 전면적으로 수사가 확대되어야 하며 국정 조사에서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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