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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석유기업들, '정부 보증 있어야 베네수엘라 투자 가능'"

SBS Biz 김종윤
입력2026.01.08 15:52
수정2026.01.08 15:58

[베네수엘라 유정 시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주요 석유기업에 베네수엘라에 대한 투자를 촉구하지만 이들 기업은 미국 정부로부터 "확실한 보장"을 얻기 전까지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주요 석유기업 경영진은 7일(현지시간) 마이애미에서 정부 관리들과 만난 자리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투자에 앞서 강력한 법적·재정적 보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이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초 미국 석유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 투자할 경우 "미국 정부가, 혹은 판매 수입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고 말했지만, 경영진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에너지 분야에 특화된 한 사모펀드 투자자는 "욕설 섞인 트윗 하나가 국가의 외교 정책 전체를 바꿀 수 있는 곳에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한 대형 미국 석유기업 고위 임원은 "베네수엘라로 다시 돌아가려면 정부로부터 정말 강력한 보장이 있어야 한다. 실제 투자가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고, 생산이 늘어나기까지는 그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에이머 보너 셰브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6일 비공개 투자자 미팅에서 신중한 발언을 내놨고, 베네수엘라 사업을 확대하는 계획을 시사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으며, 셰브론은 베네수엘라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미국 내 유일한 라이선스 보유 기업입니다.

투자회사 TWG 글로벌의 아모스 호크스타인 매니징 파트너는 베네수엘라 투자가 법적, 재정적, 정치적으로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임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보좌관을 지낸 그는 미국 석유기업들로선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후에도 보호받을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며 "거래 상대방이 누구인지? 베네수엘라 정부와 계약을 맺는 것인지? 그 베네수엘라 정부는 정당한 정부인지? 등을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3년 동안 자금을 투입해야 하지만 매출은 훨씬 나중에 나온다. 그 시점에는 트럼프는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너지 투자회사 키메리지의 공동 창업자 닐 맥마흔 역시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재정 보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 계약들이 어떤 법적 틀을 갖게 될지를 모두 우려하고 있다. 과거에 너무 여러 번 데인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유력 사모펀드 투자자는 "투자 검토를 본격 시작할 준비는 돼 있다"면서도 베네수엘라는 "위험도로 치면 극단적인 수준이다. 결국 이건 정부가 사실상 보증을 해줘야 하는 문제"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그 정도의 조치가 없다면 법치가 없고, 이익을 가져가고 자산을 몰수하는 나라에 자본을 투자할 투자자나 상장기업은 아무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007년 석유산업 국유화를 선언하고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 등 미국 석유기업들이 투자한 자산을 몰수했으며, 두 회사는 이를 계기로 현지에서 철수했습니다.

셰브론, 엑손모빌, 코노코필립스 등 미국 주요 석유기업들의 경영진은 9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며,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석유를 "무기한" 통제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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