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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네수엘라 새 정부 수립 안해…정책 개입 가닥"

SBS Biz 최윤하
입력2026.01.05 06:52
수정2026.01.05 06:53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워싱턴 A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국가 운영을 직접 맡겠다고 공언한 미국이 직접 통치보다는 군사력을 지렛대로 한 정책 개입으로 가닥을 잡고 있습니다.



직접 통치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보다 훨씬 큰 규모의 지상군 등 군사력 투입을 수반할 수밖에 없고 정치적 부담도 큰 만큼 마두로 대통령 측근들이 주도하는 베네수엘라 정부와 대화를 먼저 시도하겠다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현지시간 4일 다수 미국 언론과 한 인터뷰 내용을 종합하면 미국은 당장 베네수엘라에 새 정부를 구성하기보다는 현 베네수엘라 정부를 압박해 미국의 관심 분야에서 정책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읽힙니다.

루비오 장관은 NBC 인터뷰에서 누가 베네수엘라를 운영하는지에 관한 질문에 "(국가가 아니라) 정책을 운영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베네수엘라가 특정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책 목표는 베네수엘라에서 다른 무엇보다도 미국에 이로운 변화가 일어나게 하는 것"이라면서 이란 등 미국에 적대적인 세력의 영향력 행사 차단, 미국으로 마약 밀매 중단, 석유 산업 재편 등을 목표로 거론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이런 현안이 미국이 원하는 대로 해결되기 전까지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원유 수출 봉쇄와 마약 운반선 공격, 제재 위반 선박 나포 등 미국의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ABC 인터뷰에서 미군 함대가 카리브해에 계속 남아 베네수엘라 경제가 의존하는 원유 수출을 막고 있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 지렛대는 계속되고 있으며 우리는 그게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당장은 베네수엘라 야권의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나 2024년 베네수엘라 대선 때 마두로 대통령과 맞붙은 에드문도 곤살레스가 아니라 현 베네수엘라 정부를 상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는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비롯한 마두로 측 인사들이 요직을 맡고 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전날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로드리게스 부통령과 대화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미국의 요구에 협조하기로 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지만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같은 날 비상 내각회의에서 "베네수엘라는 그 어떤 나라의 식민지도 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통치 관여를 거부할 의사를 드러내 양국이 충돌 양상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ABC 인터뷰에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간주하냐는 질문에 "이건 대통령의 정당성에 대한 게 아니다"라며 미국이 원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 베네수엘라를 통제하고 있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사람들을 상대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로드리게스 부통령의 강경 발언을 '수사(rhetoric)'로 평가하고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발언이 아니라 실제 하는 행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NBC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가 언제 선거를 치르냐는 질문에 "이 시점에 너무 이르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선거와 민주주의도 신경 쓰고 있지만 가장 우선해서 집중하는 현안은 "미국의 안전, 안보, 안녕과 번영"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쿠바계 미국인인 루비오 장관은 오래전부터 베네수엘라의 정권교체를 주장해 왔으며 마두로 대통령 축출과 과도기 정책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NBC 인터뷰에서 국무장관이자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베네수엘라 정책에 상당히 개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사주간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로드리게스 부통령에 대해 "옳은 일을 하지 않는다면 매우 큰 대가를 치를 것인데 아마 마두로보다 큰 대가일 것"이라고 말해 전날보다 강경한 태도를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베네수엘라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했지만 루비오 장관은 현재 베네수엘라 지상에는 미군이 없으며 당장 계획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발언은 공개적으로 어떤 선택지를 제외하지 않는 차원이라면서 대통령이 '모든 옵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백악관 당국자는 루비오 장관이 이날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한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세히 설명한 것으로, 루비오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모순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위 참모들이 베네수엘라의 현 지도부와 "계속해서 외교적으로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루비오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는 "포함(砲艦)외교의 명백한 선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포함외교는 강대국이 군사력으로 상대국에 압력을 가하는 외교 정책으로 과거 제국주의 열강이 군함 무력시위로 약소국을 굴복시킨 데 유례를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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