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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살겠다' 12월 물가44%↑, 10년새 화폐가치 44분의 1

SBS Biz 송태희
입력2025.12.31 10:27
수정2025.12.31 13:28

[29일 테헤란 거리 시위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란의 12월 물가상승률이 42%까지 치솟고 환율은 10년만에 달러 대비 44분의 1로 폭락하면서 고물가에 시달려온 주민들은 거리로 뛰쳐나가 3년 만에 최대 규모로 규탄 시위를 벌였습니다.



AP·로이터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란 리알화 환율은 28일(현지시간) 1달러당 142만 리알까지 치솟은 데 이어 29일에도 달러당 139만 리알로 고공행진했습니다.

이는 리알화 가치가 사상 최저를 기록한 것입니다.

전년 동기 리알화 환율은 달러당 82만 달러였다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서방의 대이란 제재 압박이 거세진 여파로 올해 4월 달러당 100만 리알을 돌파하며 화폐가치가 곤두박질쳤습니다.

2015년 이란과 미국 등 서방 간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가 타결됐을 때 달러당 3만2천리알 정도였던 것에 비교하면 약 10년 만에 화폐 가치가 44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한 셈입니다.



달러당 환율이 오르는 것은 그만큼 화폐 가치가 내려간다는 뜻입니다.

이 여파로 모하마드 레자 파르진 중앙은행 총재가 사퇴했습니다.

경제난 속 고물가에 시달려온 주민들은 29일 수도 테헤란을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 거리로 뛰쳐나가 규탄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대는 특히 물가 변동 때문에 수입품 판매가 마비됐으며, 이는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거래를 중단하는 지경이 됐다고 규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사업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외쳤다고 현지 매체는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시위는 이른바 '히잡 반대' 시위 이후 3년 만에 최대 규모라고 AP 통신은 진단했습니다.

이란에서는 12월 인플레이션이 전년 같은달 대비 42.2%까지 치솟는 등 살인적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12월 식료품 가격은 전년 같은달 대비 72%, 건강의료 품목은 50% 뛰어올랐습니다.

여기에다 이란 당국이 새해 3월부터 세금을 인상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흘러나오면서 민심의 분노를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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