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위기 넘긴 현대차…내년 수익성 회복 최대 과제
SBS Biz 조슬기
입력2025.12.29 16:30
수정2025.12.29 16:36
현대차그룹이 내년 최대 과제로 수익성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올해 미국발 관세 직격탄으로 크게 악화된 실적을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궤도로 복귀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입니다.
29일 국내외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그룹을 가장 크게 흔든 변수는 미국발 관세 리스크였습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3월 26일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25% 관세 부과를 발표하고 4월 3일 곧바로 시행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무관세 혜택을 누려온 현대차는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관세 충격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습니다. 현대차의 3분기 매출은 46조7천214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고 기아 역시 28조6천861억 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냈지만 관세 비용이 반영되며 영업이익률은 각각 5%대까지 떨어졌습니다. 매출과 판매는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눈에 띄게 하락한 셈입니다.
이미 2·3분기에만 현대차·기아 합산 4조6천690억 원의 관세 손실을 기록했고, 2025년 전체로는 현대차·기아 합산 약 7조3천억 원의 감익이 예상된다는 신용평가회사 분석도 최근 나왔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돼 자동차 품목 관세율이 15%로 낮아졌지만, 무관세 혜택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만큼 내년에는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둔 경영 전략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HEV)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앞세워 내년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지난 9월 말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후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급감하면서 HEV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HEV 라인업 구축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입니다.
실제 현대차(제네시스 제외)의 미국 1~11월 누적 판매는 82만2천756대로 전년 대비 8% 증가했습니다. 11월까지 80만 대를 넘어서면서, 연간 기준으로 5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경쟁력 있는 HEV 라인업 구축으로 급성장하는 시장 수요에 대응한 전략이 통했기 때문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내년에도 미국 시장에서 1분기 텔루라이드 2세대, 하반기 셀토스 HEV, 팰리세이드 HEV 출시 등을 통해 북미 중대형 SUV 시장 공략에 팔을 걷고 나설 계획입니다. 올해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마련한 반등의 발판을 내년 본격적인 수익 개선으로 이어간다는 설명입니다.
미국과 더불어 급성장하는 유럽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입니다. 올들어 11월까지 현대차·기아의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16만9천71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만79대) 대비 54.2% 급증했습니다.
현대차는 내년 1월 9일(현지시간)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2026 브뤼셀 모터쇼'에 참가해 브랜드 내에서 가장 큰 신형 전기차를 공개할 예정이며, 기아는 2026년 1분기 유럽 시장에 대중형 전기차 EV2를 출시하고, 스포티지·스토닉 상품성 개선, K4·EV4·EV5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유럽 시장에서 수익원을 다각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2026년 유럽 CO₂(이산화탄소) 규제 강화로 전기차 침투율이 20% 넘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현대차그룹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현대차·기아의 중장기 경쟁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밖에 전기차 수요가 둔화된 상황에서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차의 공세를 막아내는 것도 내년 실적의 주요 변수로 꼽힙니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결국 전기차·하이브리드·내연기관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며 완성차 시장 대응에 나서야 수익성 회복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향후 4년간 38조 원 투자를 약속한 현대차그룹이 내년 얼마나 수익성을 회복하느냐가 중장기 성장 전망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라면서도 "그동안 수출 비중이 작았던 국가들에서의 수출액이 급성장하는 만큼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 안정적인 수출 구조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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