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약가 인하시 연 매출 1조2천억 손실"
SBS Biz 오정인
입력2025.12.29 15:10
수정2025.12.29 15:13
[자료=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 인하 개편안으로 국내 제약기업들의 연간 매출액이 1조2천억원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기업당 손실 규모는 평균 233억원입니다.
오늘(2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진행한 CEO 대상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이번 조사에는 국내 제조시설을 갖춘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회원사 184곳 중 59곳이 참여했습니다. 이들 59개 기업은 대형기업 7곳(연 매출 1조원 이상), 중견기업 42곳(연 매출 1천억원 이상, 1조원 미만), 중소기업 10곳(연 매출 1천억 미만)으로 구성됐습니다. 이들 기업의 총 매출 규모는 20조1천238억원에 달합니다.
먼저 약가 인하로 피해가 예상되는 품목수 및 피해액을 묻는 질문에 59개 기업의 연간 예상 매출 손실액은 1조2천14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기업당 평균 매출 손실액은 233억원입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매출 손실률이 10.5%로 가장 컸습니다. 이어 중견기업이 6.8%, 대형기업이 4.5%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약가 인하가 예상되는 품목은 4천866개로 중견기업이 3천653개(75.1%)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대형기업이 793개(16.3%), 중소기업은 420개(8.6%)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59개 기업은 영업이익이 평균 절반 이상(51.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견기업의 예상 영업이익 감소율이 55.6%로 높았습니다. 대형기업은 54.5%, 중소기업은 23.9%였습니다.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도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1조6천880억원 가운데 내년 4천270억원을 줄여 평균 25.3% 축소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당 평균 축소액은 366억원입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견기업의 연구개발비 예상 축소율이 26.5%로 가장 높았습니다. 중소기업은 24.3%로 중견기업과 큰 차이가 없었고, 대형기업은 16.5%로 비교적 낮았습니다.
설비투자 감소폭은 더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6천345억원에서 내년 2천30억원 줄어들어 평균 32%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은 설비투자를 절반(52.1%)으로 축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중견기업은 28.7%, 대형기업은 10.3%로 나타났습니다. 기업당 평균 축소액은 135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약가 개편이 고용 안정성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59개 기업의 종사자는 현재 3만9천170명입니다. 하지만 약가 개편안이 원안대로 진행될 경우 1천691명 고용이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감축률은 약 9.1%입니다. 중견기업이 1천326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형기업은 285명, 중소기업은 80명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제네릭의약품 출시 계획 변경 등 사업 차질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응답 기업의 74.6%(44개사)는 제네릭의약품 출시를 전면 혹은 일부 취소하거나 출시 계획을 변경 혹은 보류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수익성·채산성 악화 ▲사업성 재검토 ▲개발비 회수 불가·경제성 미성립 ▲원가 상승 및 외부 환경 요인 등을 꼽았습니다.
비대위 관계자는 "약가 제도 개편안이 원안대로 시행될 경우 설문 결과에서 드러나듯 제약산업계는 연구개발과 설비투자 축소는 물론 고용 감축과 사업 차질 등 전방위적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며 "약가 정책을 단순히 재정 절감 수단으로만 활용해서 안 되는 이유"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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