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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월가가 주목하는 섹터는?…내년 투자 포인트는 '이것'

SBS Biz 임선우
입력2025.12.26 10:55
수정2025.12.26 11:18

[앵커]

올 한 해 뉴욕증시 흐름도 '드라마틱'했죠.

몇 가지 키워드를 나열해 보면, 트럼프발 관세, 인공지능, 그리고 연준 금리인하 등이 떠오르는데요.

결과는 이래도 저래도, 어쨌든 상승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내년은 어떨까요?

월가가 꼽은 2026년 투자 포인트, 임선우 캐스터와 살펴보겠습니다.

올해 뉴욕증시 변동성이 컸죠?

[캐스터]

파이낸셜타임스가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정리한 기사가 흥미로운데, 먼저 보시면요.

AI붐, 글로벌 무역전쟁 같은 올해의 주요 이슈들과, 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을 뽑았는데요.

AI 신드롬 속 HBM 열차를 타고 질주한 SK하이닉스, 또 은값 랠리 덕에 주가가 440%나 오른 세계 1위 은 채굴기업 프레니스요를 비롯해, 투자 열풍에 힘입어 200% 넘게 오른 로빈후드 등이 올해의 위너로 꼽혔습니다.

각각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군 테마 중에서도 제일 잘 나간 곳들인데, 신문은 특히 SK하이닉스의 약진에 주목하면서, "엔비디아가 세계 최초로 시총 5조 달러 고지에 올랐지만, 아시아의 많은 AI 공급망 기업들이, 미국 기술기업을 앞지르는 성과를 냈다"며, 삼성전자와 대만 TSMC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반대로 올해의 패자 종목으로는 비트코인 올인 전략으로 한때 잘 나갔던 스트래티지가 뽑히면서 불명예를 안았는데, 올 한 해 투자 흐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앵커]

당장 내년이 궁금한데, 어떤 포인트들을 눈여겨봐야 할까요?

[캐스터]

내년에도 4년 연속으로 상승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인데, 다만 상승폭에 대해선 의견이 크게 엇갈립니다.

화면에 보시는 것처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내년 말 7100을 내다보고 있고, 오펜하이머는 가장 끝단에서 8100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골드만삭스는 내년 주목해야 할 핵심 투자 테마를 다섯 가지로 정리했는데, 핵심은 무작정 미국과 AI 주식 비중만 늘릴 것이 아니라, 옥석 가리기 투자가 필수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다섯 가지, 하나씩 보죠.

[캐스터]

먼저 AI만 붙으면 모든 게 오르던 무지성 상승은 더 이상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대감만으로 상승하던 초기 단계는 이제 끝나고, 어떤 기업이 실제 매출과 수익을 올리고, 또 구조적으로 수혜를 볼 것인지를 가리는 종목 선별이 핵심인, AI 트레이드의 제2막이 시작됐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섹터, 어떤 종목들을 눈여겨봐야 할까요?

[캐스터]

다양한 영역을 담은 AI 바구니에서도, 시장이 시선이 점차 빅테크가 아닌, 비(非) 테크 기업으로 옮겨갈 것이란 의견이 많이 보이는데요.

거품 논란에서 빗겨나 있으면서도, 기술 도입을 통해 마진을 개선할 수 있는 기업들이 '숨은 진주'로 떠오를 것이란 겁니다.

먼저 골드만삭스는 반도체를 비롯한 컴퓨팅 하드웨어와 데이터센터, 전력 등 AI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 기업과, AI를 사업에 성공적으로 도입해 실질 생산성 향상을 주도할 기업들을 승자로 꼽았고요.

시티그룹 역시 "시장의 관심이 AI 구축자에서 사용자로, 점진적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가벨리 펀드는 산업재와 소재, 임의소비재 등 경기 민감 업종에 주목하면서, 특히 영업과 마케팅 인력 의존도가 높은 '산업재 유통' 기업들이 AI 도입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고 마진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고요.

JP모건 역시, 기술 의존도가 높고 인력 중심적인 대형 은행들이 AI의 간접적 수혜를 크게 입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밖에 AI를 신약개발에 활용하는 제약 바이오 섹터도 유망하다 평가했고, 미국 보험사 올스테이트도 최고 추천주로 꼽았습니다.

[앵커]

매그니피센트7 중심에서 이제 벗어나야 한다는 말로 들리는데요?

[캐스터]

지난 몇 년간 상승장을 이끈 M7의 주도권이 내년엔 약해질 수 있다는 게 월가의 공통된 전망인데요.

대형 기술주에 자금이 쏠렸던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겁니다.

도이체방크 자료를 보면, 지난 11월 이후 S&P 500 동일비중 지수와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 2000은 시가총액 가중지수인 S&P 500과 M7, 나스닥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이젠 다른 섹터로 랠리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월가의 시각인데, 이는 곧 미국 증시의 쏠림 리스크가 해소되고, 더 건전한 상승장이 올 수 있다는 기대와도 이어집니다.

야데니리서치는 최근 15년 만에 M7과 관련 섹터에 대한 투자 의견을 낮춰 잡으면서, "해당 섹터가 전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시총 기준 절반에 가깝고, 선행 PER로 보면 40%에 육박해 사상 최고치라며, 집중도가 높아짐에 따라 위험 대비 보상이 하락했기 때문에 더 이상 비중을 늘릴 유인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기술주를 '매도'하진 않겠지만 신규 투자는 저평가 섹터에 하는 게 더 낫다는 겁니다.

[앵커]

연준 금리경로도 중요한 변수죠?

[캐스터]

그렇습니다.

월가는 내년 연준의 비둘기파적 기조를 예상하고 있는데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보다 고용 둔화를 막고 성장을 지원하는데 초점을 두면서, 달러에 대해 상대적으로 약세를 전망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미 시장에서 경기와 물가가 다시 상승하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나타나면서, 골드만삭스는 경기 방어주 대비 금융과 산업재, 에너지, 임의 소비재 등 경기 민감주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고요.

올해 잘 달려준 원자재 시장에 대한 기대도 여전합니다.

특히 금과 은뿐만 아니라, AI 인프라 필수 자원으로 재평가받고 있는 구리에 대한 강세 전망이 두드러지는데, 씨티그룹은 구조적 공급부족과 함께, 특히 미국의 사재기가 계속되는 점에서, 내년 1만 5천 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봤고요.

성층권을 뚫고 올라 신기록을 찍을 것이란 표현까지 썼습니다.

다른 월가 애널리스트들 역시 최근 국면이 관세 우려로 마치 터보 엔진이 달린 듯 가속화됐다고 평가하면서, 내년 상반기 가격과 수급 긴축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만약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캐스터]

요즘 월가의 내년 전망 보고서에서 빠지지 않는 포인트로는 '글로벌 리밸런싱'이 있습니다.

달러의 구조적 약세, 강세장 3년 차를 마무리하는 미국 증시의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오를 만큼 올랐기 때문에 초과 수익률을 유지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만큼,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이 내년 투자의 필수 테마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실제로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내년 가장 좋은 성과를 낼 자산으로 미국 외 주식이 절반에 가까운 42%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1위가 미국 주식, 그 뒤로 러셀2000과 달러가 꼽혔었는데, 골드만삭스의 향후 10년 전망 보고서에서도, 미국 주식의 연평균 수익률은 6.5%에 그친 반면,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은 11%,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는 10%로 예상됐습니다.

[앵커]

미국 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면, 당장 내년엔 어디에 주목해 보면 좋을까요?

[캐스터]

월가에서 분산 투자의 대상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지역을 종합해 보면 대체로 한국과 중국, 일본, 유럽 정도인데, 골드만삭스는 그중에서도 특히 유럽에 주목해야 한다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랜 저성장의 늪에 빠졌던 유로존이 드디어 변곡점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건데, 트럼프 행정부의 유럽에 대한 신고립주의적인 정책 기조 변화가, 반대로 유럽의 성장을 강제하는 요인이 될 걸로 보고 있고요.

유럽 증시의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까지 고려하면, 무시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실제로 UBS가 억만장자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향후 12개월 동안 가장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지역으로 서유럽이 2위까지 치고 올라왔는데, 불과 1년 새 유럽 주식에 대한 관심이 커진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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