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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국내기업 '우회 지원' 키운다…조직개편 단행

SBS Biz 김성훈
입력2025.12.26 10:20
수정2025.12.26 10:37

현재 국내 유일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조직개편을 통해 내년에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 투자 지원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자체 투자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내 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정부 정책 기조에도 발맞추는 행보로 풀이됩니다. 

오늘(26일) KIC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로 시행될 내부 조직개편으로 기존 '전략투자팀'이 '전략투자실'로 격상됩니다. 

현재 KIC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크게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과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자산', 그리고 '전략적 투자'로 구분됩니다. 

KIC는 국내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전략투자팀을 만든 바 있습니다.

전략적 투자는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 합병 등을 포함한 해외투자에 공동으로 투자하는 역할을 의미합니다. 

전략투자팀의 전략투자실 격상은 이같은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로부터 외환보유액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KIC는 관련법상 국내 투자가 제한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11일 구윤철 경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한국형 국부펀드' 출범 계획을 설명하며, 새 국부펀드는 국내투자, KIC는 해외투자로 역할이 이분화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KIC에 대해선 "국내 기업이 해외 투자를 할 때는 지원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지난 10월 국정감사 때도 KIC는 '국내 전략 산업과 혁신기술 분야 투자에 있어 역할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이에 국회에선 KIC의 국내 투자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조직개편은 이같은 외부 시선에 대한 대응 성격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KIC는 관련한 전략투자 업무를 수행할 국내 위탁운용사 선정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KIC는 또 조직개편을 통해 핵심 본부인 '미래전략본부'의 명칭을 '통합전략본부'로 바꾸고, 본부 내 '미래전략실'을 '통합자산 1실'과 '통합자산 2실'로 나눠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는 대대적인 투자 포트폴리오 운용체계 개선 작업과 맞물려 있습니다.

현재 KIC는 외부에 투자 포트폴리오 운용체계 개선과 관련한 연구 용역을 맡겨놓은 상황입니다. 

KIC는 기존의 포트폴리오 체계를 '통합 포트폴리오 운용체계(TPA)'로 전환을 준비 중입니다. 

현재는 주식과 채권 등 자산군별로 목표 비중을 두고 기계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이였다면, 시장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투자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꾀한다는 방침입니다. 

투자 수익률은 높이고 리스크 관리는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는 설명입니다. 

내년 한국형 국부펀드 출범과 대미투자를 담당할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 움직임은 KIC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불안정한 외환시장 움직임과 맞물려 추가적인 이들 투자 기관의 설립은 KIC에 대한 정부의 외환보유액 위탁 업무를 축소할 가능성을 높이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이번 조직 개편은 자생력을 높여야하는 과제 속에서의 변화로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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