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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 브리핑] "엔비디아, 인텔 1.8나노 테스트 중단"…인텔 제국 부활 '빨간불' 外

SBS Biz 임선우
입력2025.12.26 04:47
수정2025.12.26 05:46


[글로벌 비즈 브리핑] 한 눈에 보는 해외 경제 이슈



▲"엔비디아, 인텔 1.8나노 테스트 중단"...인텔 제국 부활 '빨간불'
▲"내년 반도체 매출 1조 달러 돌파"...월가가 꼽은 AI 수혜주는?
▲AI 거품론 또?...빅테크 '빚투' "재무제표 반영 안돼"
▲美 제재 무용지물...中 화웨이, 최신폰 부품 '중국산' 크게 늘어


▲中, 은 투자 광풍에 첫 조정 '경고음'
▲팀 쿡, 나이키에 '바닥 베팅'...나이키 주가 '쑥'

"엔비디아, 인텔 1.8나노 테스트 중단"...인텔 제국 부활 '빨간불'


엔비디아가 인텔의 최첨단 반도체 공정에서 차세대 칩 생산 테스트를 멈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반도체 제국 부활을 노리던 인텔의 구상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로이터통신은 현지시간 24일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인텔의 1.8㎚(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생산 공정인 18A를 활용해 차세대 칩 생산 테스트에 나섰지만 중단했다고 보도했습니다.

18A 공정은 인텔의 야심이 담긴 기술입니다. 2나노급 이하는 후발 주자들의 생존을 건 승부처로 꼽힙니다.

인텔은 지난 10월 애리조나에 세운 새 반도체 생산 시설인 팹52 공정의 완전 가동을 알리면서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위인 대만 TSMC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최신 최첨단기술인 18A 공정을 적용해 자국 시장에서 대량생산에 나설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테스트 중단으로 인텔의 기술 신뢰성에 금이 갔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기술력과 수율이 기대에 못 미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고객사 확보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내년 반도체 매출 1조 달러 돌파"...월가가 꼽은 AI 수혜주는?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시장의 꼬리표 처럼 따라붙고 있지만 월가는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오는 2026년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1조달러(약 1천446조원)를 돌파하고, 특히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이같은 성장과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현지시간 24일 배런즈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인공지능(AI) 붐은 아직 중간 지점에 불과하다”며 2026년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30%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비벡 아리아 BofA 애널리스트는 “AI 회의론자들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우려하지만, 산업은 여전히 성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BofA는 오는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 시스템 시장이 1조2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연평균 38%의 성장률입니다. AI 가속기만으로도 9000억달러 규모의 기회가 열립니다.

다만 시장은 여전히 신중합니다. 1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600억달러(약 84조원) 이상의 자본이 투입됩니다. 이 중 절반이 하드웨어 비용입니다. 투자 대비 수익이 나올지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아리아 애널리스트는 “현재 지출은 공격적이면서 동시에 방어적”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기존 시장 지배력을 지키기 위해 투자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BofA는 2026년 유망 종목으로 6개 반도체 기업을 꼽았습니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램 리서치, KLA, 아날로그 디바이스,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입니다.

아리아 애널리스트는 ‘마진 구조로 입증되는 해자(moat)를 가진 기업’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반도체 투자는 단순하다”며 “매출총이익률 상위 5개 기업을 사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입니다. 주가는 연초 대비 40% 이상 상승했습니다. 평균 반도체 가격이 2.40달러인 반면,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는 3만달러에 팔립니다.

일부에서는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정점에 달했다고 우려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BofA는 엔비디아가 향후 3년간 5000억달러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성장률 대비 밸류에이션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저렴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브로드컴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주가는 연초 대비 50% 이상 올랐습니다. 시가총액은 1조6000억달러에 달합니다.

브로드컴은 부품 공급업체에서 AI 인프라 핵심 기업으로 변신했습니다. 구글과 메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브로드컴의 맞춤형 반도체(ASIC)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제임스 슈나이더 애널리스트는 브로드컴을 “AI 붐의 핵심 무기 공급자”로 평가했습니다. 그는 브로드컴 목표주가를 450달러로 제시하며, 앤스로픽·오픈AI 등 AI 기업과의 협력 확대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습니다.

아리아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산업 매출 1조달러 달성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인정했습니다. ‘어떤 주식도 무위험은 아니다’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그가 6개 종목을 주목한 이유는 이들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통상 70~75%에 달한다는 점입니다. 아리아 애널리스트는 “기술 분야 선두주자들은 대부분 이 정도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며 “이것이 오히려 정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AI 거품론 또?...빅테크 '빚투' "재무제표 반영 안돼"

메타, 오픈AI 등 미국 주요 빅테크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조달하면서 관련 부채 상당액이 회사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이런 부채는 외관상 빅테크 빚으로 잡히지 않기 때문에 간과되기 쉽지만 결국 금융시장에 리스크가 될 수 있습니다.

현지시간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빅테크는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 SPV에서 막대한 자금을 투자받았습니다. 핌코, 블랙록, 아폴로, 블루아울캐피털, JP모간체이스 등 미국 금융회사가 최소 1200억달러(지분투자 포함)를 SPV에 공급했습니다. SPV가 데이터센터 부지, 건물,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실물 자산을 보유하고 빅테크는 이를 임차해 사용하는 구조입니다. SPV를 활용하면 차입 부담이 빅테크 회계장부에 잡히지 않아 신용등급 방어에 유리하다는 게 업계 설명입니다.

메타가 계획 중인 미국 루이지애나주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 건립이 대표적입니다. 지난 10월 메타는 블루아울과 함께 300억달러 규모 SPV ‘베녜 인베스터’를 설립했습니다. 270억달러는 핌코, 블랙록, 아폴로 등으로부터 대출받았고, 30억달러는 블루아울의 자기자본으로 조달했습니다. FT는 “이런 차입 방식으로 메타는 300억달러 빚이 있는데도 재무제표에 잡히지 않았다”며 “몇 주 뒤 (메타가) 회사채 시장에서 300억달러를 추가 조달하는 것도 수월했다”고 전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AI 스타트업 xAI도 125억달러 부채를 포함한 200억달러 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SPV를 이용하려 준비 중입니다. 이 SPV는 조달 자금으로 엔비디아 GPU를 매입한 뒤 이를 xAI에 임대해줄 예정입니다.

현재 AI 인프라에 필요한 빅테크의 자금 규모가 급증해 이런 구조가 더 확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방식의 데이터센터 건설은 1조7000억달러 규모의 사모신용 대출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소수 핵심 AI 기업에 대출금이 쏠려 위험이 커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예컨대 오픈AI는 현재 1조4000억달러 이상의 장기 컴퓨팅 계약을 맺었습니다. 오픈AI가 흔들리면 여러 데이터센터 대출자가 동시에 위험에 노출되는 구조입니다.

월가에선 데이터센터 관련 부채를 담보부증권(ABS)으로 유동화한 더 복잡한 구조의 상품도 등장했습니다. AI 관련 부채를 묶어 증권화한 것입니다. 이는 데이터센터 대출 리스크를 자산운용사와 연기금 등 더 넓은 투자자층으로 확산시켰습니다. FT는 “AI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누가 책임을 지고 리스크와 손실을 떠안을 것인지 불투명해졌다”며 “향후 AI 운영사에 재무적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충격이 어떤 방식으로 월가 전반으로 번질지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경고했습니다.

美 제재 무용지물...中 화웨이, 최신폰 부품 '중국산' 크게 늘어

중국 화웨이가 미국의 고강도 제재 속에서도 최신 스마트폰의 부품 국산화율을 60% 가까이 끌어올리며 반도체 공급망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의 수출규제가 역설적으로 중국 내 독자 공급망 구축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됐다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모바일에서 축적한 미세공정 기술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분야로도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5일 전문 업체와 함께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을 분해해 부품 비용을 분석한 결과 중국산 비중이 급격히 상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화웨이가 2025년 출시한 ‘퓨라(Pura) 80 프로’와 2024년형 ‘메이트 70 프로’의 부품 원가를 분석해보니 중국산 부품 비율은 금액 기준으로 약 57%에 달했습니다.

이는 2020년 19%, 2023년 32%와 비교해 비약적으로 성장한 수치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미국·일본산 부품의 합산 비중은 직전 모델이 나온 2023년 대비 20%포인트 넘게 떨어졌습니다.

이 같은 변화의 기점은 미국 정부의 대중국 수출규제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9년 미국 기업에 화웨이와의 거래를 사실상 금지했고 2020년에는 규제 대상을 미국 외 기업으로까지 확대했습니다.

해외 부품 조달이 막힌 화웨이는 단기간 내에 중국 국내 기업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재편에 주력했습니다.

이번 분석 대상인 ‘퓨라 80 프로’의 경우 중앙처리장치(CPU) 등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칩에 모은 ‘시스템온칩(SoC)’으로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기린 9020’을 탑재했습니다. 해당 칩은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으로 제조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애플이 2019년 출시한 아이폰 11과 같은 수준입니다.

이번 분석에서 주목할 점은 데이터 저장 장치인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고가 핵심 부품의 국산화가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것입니다.

단기 데이터를 처리하는 D램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제품으로, 장기 데이터 저장을 위한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제품으로 전면 교체됐습니다. 또한 단가가 1만 엔을 웃도는 고가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역시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의 제품으로 대체됐습니다.

중국 반도체의 이 같은 ‘국산화’ 움직임은 모바일을 넘어 AI 분야와 제조 장비 시장으로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그룹이 로봇과 자율주행차용 AI 반도체 자체 설계에 착수한 가운데 엔비디아 출신 인력들이 설립한 무어스레드와 메타엑스(MetaX) 같은 신흥 기업들도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습니다.

반도체 제조 장비에서도 새로운 기업들이 폭넓은 제품군을 무기로 실적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닛케이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 기업인 북방화창과기집단(NAURA)의 시가총액은 최근 일본의 대표 기업 디스코를 넘어섰습니다.

中, 은 투자 광풍에 첫 조정 '경고음'


최근 은 가격 폭등 속에 과열 양상을 보였던 중국 유일의 순수 '은 투자 펀드’가 현지시간 25일 하루 가격 변동 제한 폭인 10% 급락하며 랠리에 급제동이 걸렸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해당 펀드 상품은 ‘UBS SDIC 실버 선물 펀드 LOF’로 최근 수 주간의 급등세 이후 이날 급락했습니다.

해당 펀드는 최근 은 가격 랠리에 고무되며 이번 주에만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상한선인 10%씩 상승한 바 있습니다.

은 현물 가격은 전날 거래에서 온스당 72.7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 연간 상승률은 130%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은값은 올해 1979년 이후 46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은값 급등세와 비교해도 해당 펀드 상승률은 올해 연간 약 220%로 상하이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기초자산인 은 선물 가격 상승률 128%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이달 초 7% 수준이었던 해당 펀드의 기초자산 대비 프리미엄은 전날 기준 약 62%까지 확대됐습니다.

해당 펀드의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높아지자, 앞서 펀드 운용사는 펀드 가격 상승세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서 여러 차례 경고에 나섰습니다. 펀드 운용사는 은 선물 가격이 하락세로 반전될 경우 급격한 손실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UBS SDIC 펀드 매니지먼트는 해당 펀드에 자금 유입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전날 규정 강화에도 나섰습니다. 운용사는 26일부터 단기 투자자들의 펀드 신규 가입 한도를 기존 500위안에서 100위안으로 대폭 축소한다고 밝혔습니다.

귀금속 전반에 글로벌 투자자금 유입이 활발한 가운데 금과 백금 및 팔라듐 가격도 최근 상승 탄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주요 귀금속과 연계된 다른 중국 펀드들도 큰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팀 쿡, 나이키에 '바닥 베팅'...나이키 주가 '쑥'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나이키의 주식을 수십억원어치 매입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마켓워치 등 미국 매체들이 현지 시간 24일 보도했습니다.

미 증권 규제당국에 어제(23일)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쿡은 지난 22일 주당 58.97달러에 나이키 주식 5만주를 매입했습니다.

전체 매입 금액은 약 295만달러, 한화 약 43억원에 달합니다.

2005년부터 나이키 사외이사로 활동해온 쿡은 기존에도 나이키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번 추가 매입으로 총보유주식 수가 10만5,480주로 늘었습니다.

나이키 이사나 임원의 공개 시장 내 주식 매입 사례 중 최대 규모입니다.

쿡의 이번 주식 매입은 현재 엘리엇 힐 나이키 CEO 체제의 경영 전략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로 풀이됩니다.

근래 몇 년간 부진의 늪에 빠진 나이키는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이익률 약화와 중국 내 매출 감소를 보고해 주가 하락을 더 부채질했습니다.

나이키 주가는 이날 팀 쿡의 주식 매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4%대의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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