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앵커] 

미국에 본사를 둔 쿠팡은 한국에서 벌어진 정보유출 사태 대응에 소극적이고 무성의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선 글로벌 대외협력을 책임지는 고위 임원이 미국 정부와 정치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행사엔 적극 모습을 드러내며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쿠팡은 최근 문을 연 워싱턴 D.C. 사무소는 대관 인력 확충에도 나섰습니다. 

박규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쿠팡의 글로벌 대외 전략을 총괄하는 로버트 포터가 이달 8일 미 워싱턴 D.C. 에서 열린 국제무역협회 포럼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2017년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비서관을 지낸 인물입니다. 

매출 90%를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쿠팡이지만 로버트 포터가 패널로 참석한 주제는 '글로벌 기술 리더십에서 미국의 역할'입니다. 

행사엔 미 무역대표부인 USTR 부대표와 미 상무부 차관보, 미 공화당 하원의원 등 유력 정부·정계 인사들이 참여했습니다. 

지난 5일, 한국과 미 CSIS가 공동 주최하는 한미전략포럼에도 로버트 포터가 등장합니다. 

이 포럼엔 연사, 패널을 다 합쳐 스무 명이 참석했는데 민간기업 인사는 쿠팡이 유일했습니다. 

쿠팡 전체 대관을 총괄하는 고위 임원이 사고가 터진 한국이 아닌 워싱턴 행사 참석에 바쁜 겁니다. 

[양준석 /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 : 우리나라는 먼저 사과를 하고 죄책감 표시하고 그런 걸 굉장히 중요시 여기잖아요. 미국에서는 일단 법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도망가는 게 원칙이거든요. 완전히 미국 스타일로 대응하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적용시키려니까 완전히 실패하는 거죠.] 

이 가운데 쿠팡은 최근 문을 연 워싱턴 D.C. 사무소의 대관 인력 확충에도 나섰습니다. 

채용 공고엔 "정부, 의회 또는 관련 기관에서 10~15년의 공공 정책 분야 경력을 보유한 사람에게 적합하다"라고 돼 있습니다. 

쿠팡이 미 대관 교두보인 워싱턴 D.C. 사무소 인력에 확충에 나서면서 정작 주요 사업지인 한국 대응엔 소홀히 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SBS Biz 박규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