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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폭탄에 수요 감소...스카치 위스키 남는다

SBS Biz 김종윤
입력2025.12.24 17:15
수정2025.12.24 17:17

[스카치위스키 (연합뉴스 자료사진)]

'위스키의 본산' 스코틀랜드 스카치위스키 수요가 전과 같지 않은 데다 트럼프발 무역전쟁 불확실성까지 덮쳐 공급 과잉이 빚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FT는 현 상황이 1980년대 공급 과잉 사태 '위스키 호수'(whisky loch) 위기를 떠올리게 한다며 일자리 감축, 양조장 폐쇄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FT에 따르면 수십년간 성장하던 전 세계 위스키 시장이 최근 몇년 판매가 줄었는데, 올 상반기에도 판매가 2.5% 줄어 3년째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가 스코틀랜드 위스키 산업에 타격을 주면서, 미국 내 스카치위스키 판매는 올해 1∼9월 전년 동기와 비교해 6% 줄었습니다.

주류 데이터 제공업체 IWSR에 따르면 이는 불과 5년 전 스카치위스키가 미국에서 전년 대비 4%의 판매 성장률과 대조를 보입니다.



공급 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업체는 생산을 중단하거나 줄였다고 FT는 전했습니다.

주류회사 디아지오는 "현 수요에 대응해 (생산) 능력을 조정하기 위해" 일부 위스키 양조장 생산을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디아지오는 일부 양조장 가동일을 주 7일에서 5일로 줄였고, 스코틀랜드 북부 지역의 일부 양조장 등에서는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케이트 포브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부수반은 생산 감축이 농촌 경제에 지나치게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고용 등 스코틀랜드 경제의 주요 기반 위스키 산업에 대한 미국 관세의 재앙적인 영향을 경고했다고 FT는 보도했습니다.

미영 양국 무역협상이 진전될 때까지 위스키를 포함한 영국산 제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4월부터 수입품에 부과한 10% 기본 관세가 계속 적용된다고 FT는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바구니 물가를 잡으려 지난달 소고기, 커피 등의 상호관세를 면제했지만, 주류는 이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스카치위스키협회는 미국이 수입품에 부과하는 10% 관세로 업계가 매달 약 2천만파운드(약 390억원)의  판매 손실을 겪고 일자리가 1천개 이상 사라졌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팔리지 않은 위스키 재고를 보관하고자 일부 업체는 저장 시설을 늘리고 있습니다.

위스키 업체 '인터내셔널 베버리지'는 지난 5월 6만통을 보관할 수 있는 6개 신규 창고 확보에 700만파운드(약 138억원)를 투입했습니다.

IWSR에 따르면 스카치위스키 시장이 2030년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되지만, 이는 신규 시장 확장을 가정한 전망이며, 미국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변수 때문에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FT는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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