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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칫돈 몰리는 IMA 계좌, 경쟁력 있나?

SBS Biz 오서영
입력2025.12.24 10:53
수정2025.12.27 08:00

[앵커]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예적금을 웃도는 수익률을 보장하는 종합투자계좌, IMA 상품이 나오면서 고객 쟁탈전도 벌어졌죠.



대형 증권사가 내놓은 이 상품, 정작 수수료와 세금까지 따지면 수익률이 경쟁력 있는 게 맞느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은행권과 이른바 머니무브 경쟁을 벌일 거란 기대 속에 각종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큰데요.

오서영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오 기자, 우선 이 상품 원금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죠?



[기자]

이번에 증권사에서 최초로 출시된 IMA, 종합투자계좌는 투자를 맡겨서 손실이 나더라도 원금은 돌려받을 수 있는 최초의 상품입니다.

은행 예금보다 수익률은 높을 가능성이 큰데, 원금을 잃을 우려도 없다 보니 은행권을 긴장하게 만드는 상품으로 주목받았는데요.

실제 가입을 위해 증권사를 찾은 고객들도 이런 점에서 가입하고 싶단 반응이었습니다.

[김휘열 / 서울 영등포구 : 원금보장되고 은행 수익률 높아봤자 3%밖에 안 되는데 이거는 잘되면 5~8%까지 된다고 해서 (가입)하려고 (왔어요.)]

이미 1호 상품 가입은 모두 마쳤는데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각각 1조 원, 1천억 원 규모로 모집했고 두 곳 모두 판매 한도를 넘겼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가입 '막차'를 탔는데요.

왜 기한을 정해놨냐면, 상품을 살펴보면 만기가 2년, 3년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IMA는 운용할 투자 상품을 정해놓고 그 상품 만기에 맞추는 식인데요.

동일한 상품을 담아 같은 날에 투자를 시작하는 겁니다.

또 폐쇄형 상품이라 중도해지가 불가합니다.

만기까지 돈을 뺏다 넣었다 할 수 없다는 겁니다.

가장 중요한 수익률은 '기준 수익률' 4% 구조로 운용됩니다.

만기 때 수익률이 4%를 넘으면 그 이상은 증권사와 고객이 정한 비율대로 나눠가지고, 이를 넘지 못하면 증권사가 손실을 안고 원금만큼은 돌려줍니다.

[앵커]

그런데 이 원금 보장이라는 게, 진짜 '원금 보장'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왜 그런가요?

[기자]

이 지점을 유의해야 하는데요.

관련해서 전문가 조언 먼저 들어보시죠.

[서은숙 /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 손실 위험이 큰 상품이라는 건 인지하고 계셔야 하고 금융위기가 오거나 회사가 망했을 때 예금자보호가 되는 건 아니라는 걸 알고 계셔야 합니다.]

가령 은행에 넣은 돈은 은행이 파산하더라도 예금보험공사가 1억 원까지는 대신 지급해 주도록 보호 장치가 있는데요.

IMA 계좌는 은행 예금처럼 예금자보호제도와 같이 법적으로 보호받는 '원금보장'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래서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정부도 덩치가 큰 증권사들만 할 수 있도록 인가를 내줬는데요.

자기 자본이 8조 원 이상인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서 먼저 상품을 내놓은 이유입니다.

[앵커]

손실 위험에 대해서도 한번 짚어보죠,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이유가 따로 있나요?

[기자]

이번에 정부가 IMA 상품이 나오도록 길을 연 것도 결국 은행에 머물러 있는 자금들을 자본시장으로 흐르게 하려는 맥락입니다.

이 때문에 IMA에는 까다로운 투자 요건들이 붙었습니다.

흔히 '모험자본'으로 불리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혁신기업이나 중소, 벤처기업들 대출채권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하는데요.

그 비중이 25%로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여기에다 부동산 관련 자산의 운용한도는 10%로 대폭 축소됐습니다.

이 때문에 아직 실적이 충분히 쌓이지 않은 비상장기업이나 성장 단계 회사의 신용과 잠재력에 기대야 한다는 점이 수익률을 낮출 큰 리스크로 꼽힙니다.

[앵커]

그래서 4%가 마치 확정금리라고 오해하고 쉽게 돈을 넣으면 위험하다는 거죠?

[기자]

결국 만기 때 증권사의 운용 성과에 따라 지금 정한 4%를 못 달성할 가능성도 있는데요.

증권사의 운용능력뿐 아니라 시장 상황도 변수입니다.

그런데 원금만큼은 돌려받는다고 해도, 별도의 운용 수수료를 떼는데요.

연간 보수는 한국투자증권은 0.6%, 미래에셋증권은 0.2% 수준입니다.

총 1천만 원을 넣어서 4%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온전한 1천만 원이 아닌 10만 원 정도를 제하고 받게 되는데요.

결국 이자도, 완전한 원금도 못 받는다고 치면 2년간 은행에 넣은 예적금보다 손해를 보는 셈입니다.

증권사의 신용과 운용능력에 온전히 기대야 한다는 점이 또 하나의 큰 리스크인 건데요.

최초로 내놓은 증권사 내부에서도 이 상품을 잘 운용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반응들입니다.

[앵커]

무엇보다 중도해지가 어렵다는 점이 큰 걸림돌로 보이는데요.

[기자]

중도해지가 어려워 목돈이 묶일 수 있는 점도 IMA의 경쟁력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IMA는 기본적으로 증권사가 예탁받은 돈을 운용하고 그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실적 배당식 계좌입니다.

중도해지한다고 원금을 보장받고 나오기 어려운 구조인데요.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의 이번 상품설명서를 보면 유동성 위험 항목에 아예 '중도해지 불가'라고 체크를 해놨습니다.

이런 상품을 '폐쇄형 상품'이라고 하는데요.

다만 앞으로 2호, 3호 상품들도 나올 텐데, 증권사들이 전체 IMA 약관에는 중도해지 가능성을 일부 열어둬서 추후에는 중도해지가 가능한 상품도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러면 이런 비슷한 상품들이 앞서 있잖아요, ISA나 CMA와 비교하면 어떤 장단점이 있는 겁니까?

[기자]

우선 세금과 입출금 자유도 면에서 단점은 분명합니다.

ISA와 비교하면 절세 혜택이 불리하고, CMA 대비 자금을 수시로 빼고 넣는 유동성은 떨어집니다.

세제혜택을 받는 ISA 계좌 한도를 이미 채웠거나, CMA보다는 좀 더 높은 수익을 원한다면 IMA는 그 중간 지점에서 택할 수 있는 계좌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결국 현재로서 IMA는 중간 단계의 자금 운용 수단 정도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절세 면에서 왜 불리한지 좀 더 짚어보죠.

세금 폭탄 맞을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네요?

[기자]

이자소득이 아니라 배당소득으로 분류되기 때문인데요.

연간 금융소득이 2천만 원이 넘으면 세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유의가 필요합니다.

만기 때 기준으로 IMA도 연간 금융소득 합계액이 2천만 원을 초과하면 종합소득과세 대상이 됩니다.

결국 별도 수수료에다 세금까지 반영하면 기대수익이 크게 흔들리는데요.

따라서 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IMA에 당장 목돈을 모두 투자하긴 어렵단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만약 앞으로 예금 금리가 다시 오르게 되면 이런 상황에서도 상품 매력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계약서를 쓴 1호 상품들의 기준 수익률은 4%로 정해졌는데요.

만약 앞으로 2~3년 안에 예금금리가 다시 이보다 오르게 된다면, 원리금이 보장되는 은행 예금에 비해 경쟁력이 낮아집니다.

특히 IMA는 중도해지도 어렵고 확정금리가 아닌 실적 배당식이어서 금리 환경 변화에 따른 투자 매력도 변동성이 크다는 점 유의하셔야 합니다.

[앵커]

은행 예적금과 고위험 투자 상품 딱 가운데에 있는 상품으로 보이는데 잘 따져보고 가입해야겠습니다.

오서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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