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엔비디아 '블랙웰' 물쓰듯 '펑펑'…美, 싱가포르 '큰손' 정조준
SBS Biz 임선우
입력2025.12.24 04:23
수정2025.12.24 05:46
미국 정부가 대중 반도체 제재의 '우회로'로 지목된 동남아시아, 그중에서도 싱가포르 기반 클라우드 기업에 칼을 빼 들었습니다.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칩이 이들 기업을 통해 중국으로 흘러들거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기술 통제망을 무력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지시간 23일 미국 상무부와 사법 당국이 싱가포르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메가스피드 인터내셔널(Megaspeed International Pte.)'을 상대로 엔비디아 칩의 대중국 불법 유출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개별 기업에 대한 감시를 넘어, 동남아시아가 미국의 첨단 기술 통제망을 뚫는 '취약점'으로 부상했다는 워싱턴 정가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설립된 메가스피드는 짧은 기간 내에 엔비디아 칩을 가장 많이 사들인 동남아시아 최대 구매자로 떠올랐습니다.
이 회사가 수입한 엔비디아 하드웨어 규모는 최소 46억 달러(약 6조 8200억 원)에 달합니다. 확보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개수만 13만 6000개가 넘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 물량의 절반 이상이 엔비디아의 최신형 칩인 '블랙웰(Blackwell)'이라는 점입니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메가스피드의 소유 구조를 정밀 분석하는 한편, 해당 칩이 물리적으로 중국 국경을 넘었는지 추적하고 있습니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조사가 진행 중이며 아직 결정적인 위반 증거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메가스피드는 중국 밖 데이터센터에 고성능 컴퓨팅 서버를 구축하고, 고객에게 원격으로 연산 능력을 빌려주는 사업을 합니다. 블룸버그는 중국 알리바바 그룹도 메가스피드의 고객사 중 한 곳이라고 지목했습니다.
현행 미국 수출 통제 규정상, 중국 기업이 해외 서버의 컴퓨팅 파워를 임대해 사용하는 행위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군사적 용도 등 특정 예외를 제외하면 허용되는 이른바 '회색지대'입니다. 메가스피드 측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싱가포르 기업으로서 미국 수출 통제 규정을 포함한 모든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엔비디아 역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 있는 메가스피드 관련 데이터센터를 수차례 불시 점검했으나 칩이 빼돌려진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엔비디아는 물리적 수출이 아닌 클라우드 기반의 하드웨어 접근 제공은 현행법상 허용된 사업 방식이라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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