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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은행장 '선의의 승부'…신한·하나, 국민 '추격전'

SBS Biz 오수영
입력2025.12.23 14:38
수정2025.12.23 18:27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올해 리딩뱅크 경쟁이 막판으로 치닫는 가운데, 선두를 달리는 국민은행을 뒤쫓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추격전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그간 리딩뱅크 자리는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신한은행이 번갈아 차지해온 만큼, 경쟁의 무게감도 큽니다. 국민은행이 2017~2021년 4년간, 하나은행이 2022~2023년 2년간, 신한은행이 지난해 각각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올해 3분기까지는 국민은행이 앞서 있지만,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격차를 빠르게 좁히며 판도를 다시 흔들고 있습니다.

특히 동갑내기 신한, 하나 은행장이 이끄는 두 은행의 맞대결이 막판 승부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올해 리딩뱅크, 국민 vs. 신한?…하나은행 바짝 추격


오늘 금융권에 따르면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으로 국민은행이 4년 만에 선두에 복귀했지만, 신한은행이 곧바로 뒤쫓으며 격차를 좁히고 있습니다. 하나은행 역시 빠르게 선두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세 은행의 순이익 차이가 크지 않아, 4분기 실적에 따라 리딩뱅크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초접전 구도입니다.

이환주 행장이 이끄는 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 3조3645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다시 리딩뱅크에 등극하기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주가연계증권(ELS) 충당부채 적립 영향이 소멸되면서 방카슈랑스 판매수수료 및 투자금융수수료 이익이 확대된 영향이 컸습니다.



그 뒤를 정상혁 행장의 신한은행이 바짝 쫓고 있는데, 신한은행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3조356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3분기까지 불과 84억원 차이로 2위를 기록한 것입니다.

이호성 행장의 하나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1333억원으로, 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펀드와 방카슈랑스 판매, 자산관리 수수료 등이 고루 늘었습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민은행의 대출 마진율이 신한은행보다 높은데 국민은행이 올해 여신 성장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3분기까지 누적 이익이 신한은행과 비슷하게 나온 걸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홍콩 ELS 관련 충당금을 국민은행이 신한은행보다 훨씬 더 공격적으로 쌓을 것이기 때문에, 국민과 신한 중 어디가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비이자이익 구조로 전환"…'동갑내기' 정상혁·이호성 2인 2색 경영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모두 올해 비이자이익 중심의 구조 전환을 추진했지만, 이를 구현하는 두 은행의 접근 방식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신한은행은 글로벌 금리 인하 국면에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겹친 복합 위기 속에서 단순 외형 성장보다는 기업가치 중심의 내실 성장 전략을 밀어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 확장에 집중하면서 수신·연금·결제 등 비아자이익 중심 구조로 전환했습니다.

하나은행은 안정적 수익 기반 구축을 위해 사업 모델을 혁신에 주력했습니다. 생산적금융 대전환 기조에 맞춰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중소·중견기업 지원을 통한 자산 성장과 함께, 수출입·외국환·자산관리 등 은행 강점 사업의 상호 시너지를 발휘했습니다.

그 결과, 하나은행의 올해 3분기까지 비이자이익은 1조569억원으로 전년 대비 30.2% 급증했고, 신한은행 역시 3분기 누적 기준 9336억원으로 전년 대비 27.4% 늘었습니다.

이 같은 전략과 성과의 차이는 두 은행을 이끄는 수장의 리더십에서도 확연히 나타납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원칙과 내부통제를 기반으로 변화와 혁신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경영 스타일을 지켰다면,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영업 현장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명확하고 분명한 방향을 제시하며 조직을 이끌었습니다.

두 은행장은 1964년생 동갑내기로, 서울대 출신의 정상혁 행장이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인물이라면 ‘고졸 신화’로 불리는 이호성 행장은 발로 뛰는 현장 경영과 강한 추진력을 무기로 존재감을 키워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내년에도 리딩뱅크 격돌…국민·신한·하나, 전략은?
올해 리딩뱅크 탈환이 유력한 국민은행은 단기 실적에 주력하기 보다는 인구 구조 변화와 고객의 생애주기 변화에 맞춘 중장기 전략형 성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니어 사업의 양적·질적 성장에 여념없는 국민은행은 내년에도 요양·돌봄·상속·증여까지 아우르는 '시니어 토탈 케어 솔루션'을 확장시켜 가족 단위 고객 기반을 내년에도 빠르게 넓혀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인공지능(AI) 혁신 기술 내재화에 가장 '진심'인 신한은행은 배달앱 '땡겨요'와 대학생용 서비스 '헤이영' 등 자체 플랫폼들의 질적 확장을 통해 미래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신규 수익 기반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입니다.

전 직원의 '영업 마인드'를 가장 중시하는 하나은행은 전 은행권에서 최대로 증가한 퇴직연금 적립금 등 '실적으로 보여주는' 경영을 내년에도 이어갈 방침입니다. '손님 First' 기업 문화와 어떤 문제와 위기가 닥쳐도 '하나답게' 돌파하겠다는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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