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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수도권 주택 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하는 반면, 비수도권은 하락세를 이어가며 양극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1월 말 기준으로 43.3%를 기록했습니다.

전고점이었던 지난 2020년 8월 말 수치(43.2%)를 상회하며, 기록을 새로 쓴 것입니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서울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 상승해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34.2%에 달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서울 등 선호지역 주택에 대한 수요 강화, 지역간 인구 이동 등 구조적 요인들의 영향에 기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비수도권 주택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대구(-26.6%), 부산(-18.0%) 등 5대광역시의 고점 대비 주택 매매 가격 하락 폭은 20% 내외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지역 금융기관의 경영건전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또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세 지속은 금융불균형 누증 확대 등의 잠재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주택시장 위험지수를 산출해본 결과, 서울의 경우 2021년 정점을 기록한 후 하락하다가 다시 올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전고점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도권 집값을 관리하기 위해 당국이 대출 관리 강화에 나섰지만,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에도 서울 주택가격 상승세는 지속되는 모습입니다. 과거 상호 간에 유사하게 움직여왔던 가계대출과 주택가격 간의 관계가 약화됐다는 분석입니다.

한국은행은 "서울 등의 주택매매가격은 기대심리 지속, 자기자금 활용 주택 매입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최근의 가격 상승세가 규제지역 외 여타 지역으로 전이될 경우 차입 제약이 적은 지역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시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거시건전성정책의 방향은 수도권 주택시장과 관련한 금융불균형을 중심으로 설정하는 가운데, 비수도권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당분간 미시적인 보완책을 병행해야 한다"며, "또한 실효성 있는 주택공급 정책을 통해 기대심리를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전세 줄고 월세 늘어난다…월세 비중 60%
이 가운데, 국내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의 비중이 축소되고 월세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올해 10월 기준 60.2%로 꾸준히 상승세입니다. 이는 전세사기 리스크 부각, 전세자금대출 관련 규제 강화 등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한국은행은 월세 비중 확대에 대해 "가계부채 축소와 함께 주택시장의 변동성을 낮춤으로써 금융안정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간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영향을 미치며 가격 변동을 확대시켜왔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국은행은 월세 지출에 따른 주거비 부담 증가로 일부 취약가계의 재무건전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파트에 거주하는 소득 1분위 가구는 전세 거주 시 소득 대비 주거비 비중이 17.4%였으나 월세 전환 시에는 21.2%로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월세 비중 확대로 인해 저소득 및 고령층을 중심으로 주거비 부담 증가 등 영향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이를 최소화 하기 위한 정책수단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