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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권, 수익 좇다 리스크↑"...금리 상승 시 보험사 '직격탄' 우려

SBS Biz 이한나
입력2025.12.23 10:27
수정2025.12.23 11:00


한국은행이 오늘(23일) 발표한 '2025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융 부문이 수익 추구 동향을 강화하면서 시스템 내 잠재적 리스크가 누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금리 인하기에 확대된 레버리지 투자와 장기채권 보유는 향후 시장금리 상승 시 금융기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증권 ·펀드 레버리지 확대…채권 듀레이션도 '껑충'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 여건 완화 시기에 금융기관들이 낮은 조달 금리를 활용해 레버리지를 확대하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금리 인하기에도 증권회사와 투자펀드의 레버리지 비율은 상승했으며, RP(환매조건부채권) 매도 잔액은 205조4000억원까지 증가했습니다.

또 금리 인하 기대로 보험사, 증권사 등 기관투자자들의 장기채권 투자가 늘면서 보유 채권의 듀레이션(평균 만기)이 확대됐습니다. 2025년 11월 기준 보험사의 듀레이션은 12.2년으로 2015년 말 대비 1.7배 수준으로 늘어났으며, 투자 펀드도 3.1년으로 상당폭 길어졌습니다. 이는 향후 금리 변동 시 자산 가치 하락 위험이 커졌음을 의미합니다.

금리 1.5%p 오르면 보험사 평가손실 73.2조원 추정


보고서는 시장 금리가 상승할 경우 금융기관이 입을 수 있는 채권 평가 손실 규모를 추정했습니다. 그 결과, 금리가 1.5%p 상승하면 장기 채권 운용을 확대한 보험회사가 73조2000억원으로 가장 큰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이어 기금, 투자펀드, 증권사 순으로 손실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다만 한은은 보험회사의 경우 2023년 도입된 새 회계기준(IFRS17) 영향으로 채권 평가 손실이 발생해도 보험 부채도 함께 감소하면서 자본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 부분 상쇄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아울러 금융회사들의 해외 대체투자도 확대되면서 글로벌 경기 요인에 따른 손익 변동성이 커졌으며, 특히 보험사와 증권사의 경우 후순위 투자 비중이 높아 손실 위험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비은행금융중개 상호연계성↑…유동성 리스크 유의해야
비은행금융중개(NBFI) 부문의 자산 규모가 예금 취급 기관을 크게 상회하는 가운데, 금융기관 간 상호 연계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단기 조달 수단인 RP 상품의 상호 거래 규모가 매년 20% 내외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시장 불안으로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경우 차환 리스크로 연결될 가능성이 상존합니다.

한은은 "금융 여건 완화 과정에서 축적된 잠재 리스크가 시스템 리스크로 발전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으며, 금융기관 역시 과도한 수익 추구 행위를 자제하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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