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도입 늦어지는 노동이사제…왜?

SBS Biz 우형준
입력2025.12.21 09:10
수정2025.12.21 09:14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석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공공기관 노동이사제가 의무화된 지 3년이 넘었지만, 정작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 5곳 중 4곳은 도입 절차를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단의 노동이사 선임을 가능하게 하는 법 개정이 지난 10월 이뤄졌으나 진척 속도가 더뎌 연내 노동이사제 도입은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오늘(21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노동이사제 의무 대상인 노동부 산하 공공기관 5곳 중 한국고용정보원만 노동이사제를 도입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아직 노동이사제를 도입하지 않은 채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의 이사로 선임돼 기업의 중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제도입니다.

노동자 대표의 이사회 참여를 통해 경영 투명성·책임성을 높이고, 노사 간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자는 취지로 도입됐습니다.



지난 2022년 8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공기업·준정부기관에서는 노동이사제 도입이 의무화됐습니다.

해당 기관은 소속 노동자 대표 추천이나 과반수 동의를 받은 1명을 비상임이사에 포함해야 합니다.

노동부 산하 4개기관 "절차 진행중"…재계 "경영 효율성 저하" 우려
국토교통부·산업통상부 등 산하기관이 노동이사제를 전면 도입한 것과 달리, 정작 노동부 산하 기관의 진행 속도는 거북이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노동이사제를 도입하지 않은 4개 공단은 정관과 운영 규정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이와 관련 국회에서는 지난 10월 이들 기관의 노동이사제 도입을 가능케 하는 산재보상법,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법, 한국산업인력공단법 일부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다만 각 공단은 노동이사 선임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법 개정 후에 정관 개정이 필요해 내주 이사회 승인을 받을 예정"이라며 "노조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내년에 조속히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현재 내부 규정을 개정하고 있다"면서 "이달 중에 완료되면 내년 1월에 노동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하려 준비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장애인고용공단도 내년 1월 노조 추천을 받아 같은 해 2월에 노동이사를 선임한다는 계획입니다.

안전보건공단도 조만간 선임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노동이사는 후보 추천→임원추천위원회 심의→이사회 의결→임명권자 임명 등 절차를 거쳐 선임됩니다.

정부는 노동이사제 확대를 123대 국정과제에 포함해 공공기관의 도입 규모를 늘리고, 활성화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다만 재계에서는 노동이사제 도입이 기업 경영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합니다.

노동이사제가 민간으로 확산할 경우 기업의 경영상 결정에 노조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고, 의사결정 지연, 이해충돌 등으로 경영 효율성이 저하될 것이란 게 반대 이유입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우형준다른기사
[속보] 당정대 "석유화학·철강 산업 구조개편 불가피...부동산 상황 점검"
농식품장관 "AI 발생 위험 높다…꼼꼼한 소독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