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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투심 회복세 살아났나…고환율·AI 버블론 무색

SBS Biz 조슬기
입력2025.12.20 16:46
수정2025.12.20 16:48


고환율과 '인공지능(AI) 버블론' 등으로 변동성 장세를 보인 가운데 한동안 위축됐던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세가 일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 15∼18일 미국 주식을 약 4억6천890만 달러(약 6천940억원) 순매수 결제했습니다.

전날(19일) 수치를 제외해도 2억2천828만달러를 기록한 지난주(8∼12일) 순매수 금액에서 곱절로 반등한 것입니다.

추세 전환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난달 말부터 고환율 속에서 미국 주식 순매수 감소세가 꾸준히 이어져 오다가 증가세로 반전된 모습입니다.

이 기간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미국 ICE 반도체 지수를 정방향 3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였습니다.



순매수 결제액은 6억1천907만 달러에 달해 2위인 브로드컴(1억195만달러)과 격차가 컸습니다.

국내 투자자의 미장(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는 AI 기술주에 '거품'이 낀 게 아니냐는 시장의 불안에 더해 지난달 말 환율이 1천470원대로 접어든 뒤 다소 얼어붙었습니다.

이는 지난달 마지막 주 순매수 결제액 13억6천996만 달러에서 이달 첫째주(1∼5일·10억786만달러)에 이어 지난주까지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이 눈에 띄게 감소한 데서 드러납니다.

그러다 이번 주 미국 증시가 현지 고용·소비지표 둔화와 '오라클 쇼크' 등으로 약세를 보이는 틈을 타 일부 저가 매수가 유입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브로드컴 실적 발표 이후 재부각된 AI 버블 우려 등으로 기존 주도주 중심으로 불안이 이어졌다면, 이번 주는 마이크론 실적발표가 이런 우려를 덜어주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며 금리인하 기대를 소폭 높여준 점 등이 작용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된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흐름은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이 한때 장중 1천482원 선을 돌파하는 등 환율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정부는 환율 상승 요인으로 간주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투자 쏠림 현상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고 강경 기조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해외주식 영업에 문제가 발견되면 현장검사로 즉시 전환해 영업 중단 등 강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고, 증권사들은 정부 기조에 발맞춰 해외투자 신규 마케팅 중단을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환율이 단기간 내 유의미하게 떨어지진 않으리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시장이 현재 환율 수준을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습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업에 거는 기대와 별개로 지금 원달러 환율이 내려간다고 생각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지 않을 수 있다"며 "(너무 올라버린) 가격이 부담스러우니 안 사다가 (가격이) 떨어지니 사는 심리일 수 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한편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대체로 순매수 기조를 보이던 외국인은 이번 주 들어서는 순매도로 돌아섰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외국인은 1~12일 3조3천77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15~18일에는 3조576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지난 16일 하루에만 1조4천억 원가량 팔아치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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