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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린 환율에 원화가치 '뚝'…외환위기 수준 근접

SBS Biz 조슬기
입력2025.12.20 14:43
수정2025.12.20 14:44


원·달러 환율이 고공 행진하면서 원화 구매력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일 금융투자업게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은 전날 한국의 지난달 말 실질실효환율(REER·2020년=100 기준)이 한달 전보다 2.02포인트 떨어진 87.05로 분석됐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말(85.47) 이후 최저치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 말(86.63) 수준에 근접했습니다.

실질실효환율은 자국 통화가 교역 상대국과 비교해 어느 정도 구매력을 갖췄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100보다 낮다는 것은 원화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의미입니다. 

지난달 한국 실질실효환율 순위는 64개국 가운데 63위로 일본(69.4) 다음으로 낮았습니다.

실질실효환율은 올해 중순부터 90대를 맴돌다가 10월 89.07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달부터 하락 폭이 커졌습니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지난 10월 1천426원에서 11월 1천460원54전으로 뛰었습니다. 이달 들어 18일까지 평균 환율은 1천471원41전으로, 12월에도 실질실효환율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질실효환율이 내려가자 밀가루, 휘발유 등 필수 수입품 물가는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수입물가지수 상승률은 2.6%로, 지난해 4월(3.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원자재를 수입하는 식품·철강·석유화학 업체의 수익성도 빠른 속도로 악화하고 있습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기업은 달러를 더 비싸게 주고 원자재를 사 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실질실효환율이 10% 내려갈 경우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0.29%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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