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차관 콕 찍은 고려아연 딜…'팍스 실리카' 교본
SBS Biz 조슬기
입력2025.12.19 17:43
수정2025.12.19 17:46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에 11조원 규모의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를 건설한다. 고려아연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미국 제련소 투자안을 의결했다. 사진은 16일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이 추진하고 있는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제련소 프로젝트가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팍스 실리카(Pax Silica)'의 모범 사례로 꼽혔습니다.
앞서 지난 15일 고려아연이 제련소 건립 계획을 발표한 뒤 미국 정부 인사들이 연이어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를 강조하는 등 이번 협력이 향후 동맹국과의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19일 국내 산업계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경제담당 차관 제이콥 헬버그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대담에서 "미국은 재산업화(Re-Industrialization)를 통해 경쟁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며 "고려아연과 함께 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그 노력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비롯한 공급망 구축 전략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헬버그 차관은 "지난 6월 인사청문회 당시 상원에서 전략을 요청했고, 대통령의 국가안보전략(NSS)에서 그에 대한 답을 제시했다"며 "국무부는 그 전략을 실행하는 데 하루도 지체하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헬버그 차관은 '팍스 실리카'와 관련, "팍스 실리카는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협력해 미래 산업의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틀을 제공한다"며 "우리는 고려아연 프로젝트의 출범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전쟁부는 이 협력의 핵심 축이었고, 이는 정부 전체가 함께 움직이는 이른바, 범정부적 접근의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동맹국 사이에서 경제 안보는 국가 생존의 필수 전제 조건이라는 공감대가 있다"며 "우리는 각국 정부의 다양한 투자 수단을 결집·활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자국의 생태계를 무기 삼아 이를 지탱할 공급망을 동맹국과 함께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미국 정부의 공급망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에 대해서는 "공동 방위를 제공하는 것은 미국 정부의 근본적 목적이며 국방 당국은 가용한 모든 도구를 사용해, 특히 전시 상황에도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도 이러한 정책적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뜻입니다. 또한 그는 "이 프로젝트는 민간 부문에도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투자의 시장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고려아연은 향후 미국 제련소에서 아연·연·동 기초금속과 함께 안티모니·갈륨·게르마늄·인듐 등 핵심광물 13종을 생산합니다. 갈륨은 AI·통신·전력반도체의 재료이며 게르마늄은 광통신·적외선·태양전지 등에 쓰입니다. 안티모니는 탄약·합금 등 군수 분야의 수요가 높습니다. 다양한 첨단 산업의 원료 공급 허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한편, 이에 앞서 미국 행정부 주요 인사들도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에 일제히 환영의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러트닉(Lutnick) 미 상무부 장관은 공동 보도자료 메시지를 통해 "고려아연의 프로젝트는 미국의 핵심광물 판도를 바꾸는 획기적인 딜"이라며 "이 최첨단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통해 우리는 핵심광물을 대량으로 (미국)국내에서 생산함으로써 외국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가안보와 경제안보를 단호하게 강화하게 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글로벌 주요 언론에서도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의미를 짚으며 주목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 15일 투자 발표 후 "핵심광물이 미국 국가안보와 산업정책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면서 고려아연의 전략적 중요성이 강조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날 대담을 진행한 블룸버그는 이전 기사를 통해 "서울에 본사를 둔 고려아연이 국가안보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하는 계기"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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