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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미스터리 랠리'…머스크의 '꿈'에 베팅

SBS Biz 임선우
입력2025.12.19 10:53
수정2025.12.19 11:18

[앵커]

테슬라의 주가 움직임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전기차 판매는 분명 줄고 있는데, 주가는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죠.

머스크 CEO의 말만 믿고 테슬라의 미래에 베팅하기에는, 그동안 실망했던 기억들이 떠오르는데, '그래도 이번은 다를 거야'라는 믿음은 왜 계속 살아날까요?

'미스터리 랠리'를 펼친 테슬라의 주가,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주가 흐름부터 봐야겠죠.

어떻게 움직였나요?

[캐스터]

올해 롤러코스터를 탔던 테슬라 주가는 끝끝내 해가 바뀌기 전에 최고가를 다시 또 써내며 산타랠리를 마음껏 즐기고 있습니다.

작년 말 403달러, 올해 첫 거래일에 379달러로 내려앉은 뒤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다 점차 강세를 굳혀 갔는데요.

지난 4월, 연저점인 214달러까지 떨어졌고, 이번 주 장중 495달러까지 치솟았으니까 저점 대비 130%나 급등한 거죠.

특히 최근 며칠새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면서, AI 우려에 맥을 못 춘 다른 빅테크 주가와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앵커]

회사 실적은 갈수록 안 좋고, 머스크 리스크도 완전히 사라진게 아닌데, 주가는 왜 이렇게 뛰는 건가요?

[캐스터]

말씀하신 것처럼 당장 지금 테슬라의 상황은 암울합니다.

최근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 등 빅마켓들이 연거푸 전기차 지원정책을 거둬들이고, 내연기관으로 유턴을 택한 데다, 추격자에서 선두로 탈바꿈한 중국 전기차들의 질주 역시 더욱 거세지면서, 테슬라의 판매 성적은 계속 안 좋은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지난달 테슬라의 미국 시장 판매량은 4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요.

유럽과 중국 시장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주가가 우상향 하는 데에는, 당장 눈앞에 실적보다, 머스크가 약속한 미래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기 때문인데,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이전과 같이 말뿐인, 기약 없는 주장이 아니라, "미래를 봐달라"는 머스크의 외침을 뒷받쳐줄 여러 호재들이 나오면서, 시장의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앵커]

달라진게 있다, 그게 뭔가요?

[캐스터]

우선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라는 쌍두마차가, 테슬라 주가를 피크에 올려놨습니다.

머스크가 이번 주 SNS에 올린 글 한 줄과 영상이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는데요.

차에 아무도 타지 않은 채 주행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며, 테슬라 로보택시가 완전 무인 주행을 시작했다는 내용과 함께, 관련 영상을 함께 공개했고, 특히 "함대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깨어날 것"이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시장은 이를 혁신의 메시지로 받아들였는데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기존 전기차를 로보택시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 실현 직전이라는 해석으로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역시도,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로봇 산업에 대응하기 위한 지원 정책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기대감에 불을 지폈습니다.

[앵커]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도 주가 랠리에 한몫했죠?

[캐스터]

사실 자세히 뜯어보면, 머스크가 구상 중인 미래의 핵심 축은 이 스페이스X입니다.

구심점 역할을 해줄 스페이스X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요.

내년 상장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시장을 술렁이게 하고 있습니다.

기업가치는 8천억 달러, 우리 돈 1천180조 원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전례 없는 역대급 규모고요.

스페이스X는 기업가치가 치솟을 때마다 기꺼이 수표를 써내는 충성도 높은 투자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지만, 머스크는 그동안 화성탐사를 비롯한 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 비상장 유지를 택해왔는데, 슬슬 다음 스테이지로 나아가기 위한 몸집 키우기에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앵커]

스페이스X가 중심에 있다고 짚어주셨는데, 제 기억에 작년 우리 프로그램 첫회에서 자세히 다뤘었죠.

머스크의 마스터플랜을 집중 분석했었는데, 이제 본궤도에 진입하고 있다는 건가요?

[캐스터]

말씀하신 것처럼 머스크는 장기 로드맵인 마스터플랜에서도 대놓고 언급할 만큼, 다음 무대인 인공지능, 피지컬AI 등 미래 인프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기차에서 시선을 뗀 지 이미 오랜데, 머스크의 계획에서 스페이스X는 테슬라만큼이나 키맨으로 꼽힙니다.

최근 xAI와 연계도 강화하면서, 지난여름에는 직접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고, 일부 핵심 인력들은 두 회사를 오가며 기술적 시너지 효과를 모색하고 있는데, 이런 스페이스X가 본격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는 점, 또 앞서 짚어본 테슬라의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이슈와 더불어서, 테슬라의 배터리셀 생산 계획, 굴착 기업 보링컴퍼니까지, 머스크가 손에 쥔 카드들을 하나로 엮어보면, 줄곧 외쳐 온 우주, 화성 프로젝트를 위한 각각의 퍼즐들이 본격적으로 꿰어 맞춰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대목에서, 현재의 부진한 실적에도, 주가에 불이 붙는, 미스터리 랠리가 왜 이어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실적 쇼크에도 아랑곳 않고 "미래를 봐달라"는 머스크의 외침에 드디어 알맹이가 생기고 있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월가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캐스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테슬라이기 때문에 전망은 엇갈리고 있지만, 분명한 건, 긍정적인 분석이 많아졌습니다.

도이체방크는 테슬라의 로보택시 확장과 옵티머스가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체질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2026년 최선호주로 꼽았고요.

미즈호 역시 매수 의견을 재확인하는 한편, 목표주가를 530달러까지 높여 잡았습니다.

변함없이 테슬라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는 한술 더 떠 내년 말이면 주가가 800달러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도 전망했는데, 빠르면 석 달, 늦어도 반년 안에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과 관련한 연방 규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내보면서, "자율주행, 로봇 공학 챕터가 시작되면서, 2026년은 테슬라와 머스크에게 괴물 같은 한 해가 될 것이다" 평가했습니다.

[앵커]

장미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캐스터]

낙관론 일색은 아닙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테슬라를 분석하는 46명의 애널리스트 중 41%인 19명이 '매수' 의견을 제시하면서, 의견이 극과 극으로 갈리고 있는데요.

800달러를 외치는 아이브스와 반대로,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는 매도 또는 중립 의견을 유지하면서, 적정주가가 현재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지나치게 고평가 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렇게 이례적인 극명한 시각차는, 테슬라를 어떤 기업으로 정의하느냐의 차이에 있습니다.

JP모건 등이 고수하는 테슬라 회의론에선 테슬라가 결국은 자동차 회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강세론자들은 테슬라를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가 아니라, 그 이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다만 매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차 판매 실적이 부진하다는 점은 테슬라를 어떤 기업으로 보느냐를 떠나 분명한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이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제 테슬라의 미래 가치에 더욱 중점을 두는 분위기입니다.

자율주행과 로봇, 우주로 이어지는 거대한 구상이 이번엔 말이 아닌 현실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아니면 또 한 번의 기대에 그칠지, 테슬라의 주가는 당분간 숫자보다, 머스크의 다음 한마디에 더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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