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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원인1위' 암…치료 우수하지만 지역별 격차 뚜렷

SBS Biz 오정인
입력2025.12.18 18:00
수정2025.12.18 18:03

[자료=대한암학회]

국내 암 치료 성과가 전 세계적으로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지역별 암 검진이나 임상시험, 연구 투자 등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18일) 대한암학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암연구동향보고서 2025'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자료=대한암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암 환자 5년 상대생존율은 2000년 46.5%에서 2018년 71.7%로 비약적으로 향상됐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M/I ratio (Mortality/Incidence ratio, 발생대비 사망비)를 통해 알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위암, 대장암, 유방암의 M/I ratio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M/I ratio는 암 발생 환자 중 얼마나 많은 환자가 생존으로 이어졌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값이 낮을수록 생존율이 높음을 의미합니다.
 
[자료=대한암학회]

암 치료 성과가 우수한 요인으로는 검진 접근성이 꼽힙니다. 한국의 국가 암 검진사업은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가장 범위가 넓습니다. 

하지만 지역별 암 검진 수검률 차이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전국 17개 시도 중 대장암 검진 수검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39.11%, 가장 낮은 지역은 25.8%로 1.5배 차이가 났습니다. 간암과 위암은 각각 1.2배씩,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은 1.1배씩 격차를 보였습니다.
 
[자료=대한암학회]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지역별 의료기관 및 연구진 등 인프라의 차이가 있고, 비수도권에서 생활하는 고령 부모를 둔 자녀들이 수도권에 거주함으로써 지역에서는 검진 등이 활발이 이뤄지지 못하는 점도 영향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자료=대한암학회]

임상시험 현황을 살펴보면 한국은 2024년 기준 글로벌 6위였습니다. 1년 전(8위) 대비 두 단계 상승한 것입니다. 폐암과 간췌담도암 분야에선 글로벌 3위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환자들의 임상시험 참여 기회 역시 지역별 편차가 컸습니다. 지난해 기준 서울이 58.9%로 과반을 차지했고 경기·인천이 20.5%로 수도권에서만 80%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경상(12.2%), 충청(4.3%), 전라(3.9%), 강원(0.2%), 제주(0.1%)는 현저히 낮았습니다. 
 
[자료=대한암학회]

정부의 암 연구 투자 현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총 투자규모는 2017년 6천301억원에서 2023년 1조416억원으로 두배 가량 증가했지만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됐습니다. 

양 원장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인 암은 고령화로 인해 발생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앞으로는 치료를 넘어 예방, 조기진단, 생존자 관리까지 아우르는 전 주기적 연구와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이번 보고서가 빠르게 변화하는 암 연구 환경을 정확히 진단하고 정책 과제를 제시하고 있어 우리나라 암 연구 생태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보고서 발간부위원장을 맡은 김태용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암 유병자 수는 2022년 258만8천79명으로 전체 인구의 5%, 65세 이상 인구의 14.5%"라며 "암이 개인을 넘어 환자 가족과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점에서 생존자에 대한 사회·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한암학회가 1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암연구동향보고서 2025'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자료: 대한암학회)]

한편, 지난 2023년에 이어 두 번째로 발간한 이번 암연구동향 보고서는 박도중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가 발간위원장을 맡았으며, 22명의 암 연구 전문가들로 구성된 보고서 발간위원회에서 ▲공중보건연구 ▲기초연구 ▲임상연구 ▲응용개발(마켓) 총 4개 분야의 국내외 암 연구 동향을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보고서에는 ‘소아청소년암’이 스페셜 이슈(Special Issue)로 선정돼 특별 지면으로 포함됐습니다. 소아청소년암의 국내 역학, 연구 및 치료 발전 현황 등에 대한 전문가 분석을 통해 소아청소년암 분야의 과제와 사회적 지원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라선영 대한암학회 이사장은 “올해 두 번째 발간을 맞은 '대한암학회 암연구동향 보고서'는 국내 연구자의 미래지향적 암 연구 방향 설정과 국가 암 관리 정책 수립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암 연구 환경과 주요 동향 등을 담은 이번 보고서가 국내 암정복의 길잡이로서 국민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상욱 대한암학회 회장은 “우리나라는 연구자와 정부, 국민의 노력이 더해져 세계 최고의 의료 수준과 암연구 역량을 갖추게 됐으나, 여전히 암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많은 현실”이라며, “암 정복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앞으로도 대한암학회가 중심이 돼 산·학·연·관의 긴밀한 협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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