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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근속연수마저 짧다…잦은 이직과 퇴사 왜?

SBS Biz 오서영
입력2025.12.18 08:59
수정2025.12.18 14:10


쿠팡이 업계 안팎에서 대규모 인재를 흡수해 왔지만, 이직과 퇴사 빈도가 높은 상황입니다. 매년 수천 명에 달하는 인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짧은 근속연수가 굳어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오늘(18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쿠팡의 평균 근속연수는 약 3년입니다. 통상 근속연수는 기업의 급여·복지 수준이나 업무 환경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되는데, 대기업은 10년을 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근속기간별로 보면 1년 미만이 3천732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은 2년 이상 3년 미만(1천363명), 4년 이상 5년 미만(1천307명), 3년 이상 4년 미만(1천18명) 순입니다. 5년 이상부터는 1천명 아래로 떨어져 꾸준히 줄다가 9년 이상 10년 미만(242명), 10년 이상(445명)이 소폭 반등했습니다.

쿠팡은 지난 10년 동안 해마다 적게는 수천 명, 많게는 2만명 넘는 인력을 채용했는데 2017, 2022, 2023년에는 입사자보다 퇴사자 수가 많았습니다. 특히 2022년에는 입사자(6432명)의 두 배에 달하는 1만2864명이 퇴사했습니다. 2023년에는 퇴사자(1만4천422명)가 입사자(5천179명) 수의 2.5배였습니다.

업계에선 쿠팡의 짧은 근속연수가 이커머스 산업 특성과 연관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MD(상품기획자)나 개발자 등 개인 역량 의존도가 높은 직무 비율이 높고, 시장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이직이 잦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최근 네이버와 C커머스(중국계 이커머스)처럼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인재 확보에 나선 경쟁사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입니다.



쿠팡 특유의 조직 문화도 인력 이탈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신규 입사자를 위한 온보딩 교육이나 선후배 네트워킹 등의 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1년도 안 돼 이직이나 퇴사를 결정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겁니다. 직무별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업무 강도나 성과 압박이 심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쿠팡은 개인 성과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는 인사 평가 제도를 운용하는데 임직원 사이에선 이중 하위 10%에 강제 할당되는 LE(리스트 이펙티브) 등급이 있습니다. 이를 연속으로 받으면 사실상 저성과자로 낙인찍어, 자진 퇴사를 유도하는 수단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앞서 쿠팡 노동조합은 지난 9월 임직원 대상으로 LE 제도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쿠팡 노조는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 96%는 LE 및 PIP 제도가 불공정하게 운용되고 있다고 답했다"며 "심리적 부담 증가, 업무 의욕 저하 및 몰입도 감소를 호소한 응답자는 78%였고 이직을 고려한다고 답한 경우도 70%"라고 했습니다.

올해도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쿠팡의 고용보험 취득·상실 현황에 따르면, 1월부터 10월까지 쿠팡이 신규 채용한 인원(고용보험 신규 가입자 수)은 월평균 475명입니다. 같은 기간 퇴사 인원(상실자 수)은 약 370입니다. 쿠팡 전체 임직원 수는 1만2천여 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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