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쇼크에 AI 거품론 재확산…나스닥 와르르
SBS Biz 지웅배
입력2025.12.18 06:12
수정2025.12.18 07:42
오라클을 중심으로 과도한 AI 설비투자와 수익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뉴욕증시가 뒷걸음질쳤습니다.
17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8.29포인트(0.47%) 하락한 47,885.97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78.83포인트(1.16%) 떨어진 6,721.43, 나스닥종합지수는 418.14포인트(1.81%) 급락한 22,693.32에 장을 마쳤습니다.
오라클이 미국 미시간주에 짓고 있는 1기가와트 규모 데이터 센터가 핵심 투자자인 사모신용펀드 블루아울캐피털의 이탈로 차질이 생겼습니다. 블루아울은 당초 이 데이터 센터를 위해 대출 기관 및 오라클과 투자를 협의 중이었습니다.
해당 데이터 센터는 오라클이 오픈AI와 3천억달러 규모의 투자 협약을 맺으면서 지어지는 시설이었습니다. 그간 블루아울은 자체 자금뿐만 아니라 수십억달러를 부채로 추가 조달해 이 데이터 센터를 지원해왔습니다.
하지만 막대한 규모의 AI 관련 설비투자를 두고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면서 대출 기관들이 해당 데이터 센터에 더욱 엄격한 부채 조건을 요구하자 거래가 틀어졌습니다. 블루아울은 부채 조달 조건이 더 강해지면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해 데이터 센터 건설에서 발을 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같은 소식에 기술주 중심으로 투매가 나왔다. 오라클이 데이터 센터 건설은 차질 없이 굴러가고 있다고 반박했지만, AI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 넘게 급락했습니다. 필리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TSMC는 4% 안팎으로 떨어졌습니다. ASML과 AMD, 램리서치는 5% 넘게 급락했습니다.
'오라클 쇼크'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하락폭이 컸습니다. 오라클은 나스닥엔 상장돼 있지 않지만, AI 테마로 묶인 만큼 나스닥 지수 내 관련주까지 충격을 받았습니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 중에선 알파벳과 테슬라가 3% 이상 떨어졌습니다. 오라클은 5.40% 급락하며 지난 9월 최고점 대비 반토막이 됐습니다. 그나마 AI 편중도가 낮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는 보합권에서 선방하며 나스닥 지수를 지탱했습니다.
제이콥스투자운용의 라이언 제이콥스 설립자는 "AI 주식과 관련해 벌어지고 있는 일의 상당 부분은 오라클의 데이터 센터 구축과 연관돼 있다"며 "AI 시장에 다소 불안감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보도 후 오라클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50bp까지 뛰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과 비슷해졌습니다.
업종별로는 기술이 2.19% 급락한 반면 에너지는 2.21% 뛰었습니다. 산업과 통신서비스, 임의소비재는 1% 이상 하락했습니다. 기술주가 무너지는 동안 전통 산업주와 가치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다우 지수의 낙폭은 비교적 완만했습니다. 홈디포와 프록터앤드갬블, 맥도널드가 1% 이상 올랐습니다. 유가 반등으로 셰브런 등 정유주도 강세였습니다.
재크투자운용의 브라이언 멀버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확실히 대형 성장주에서 대형 가치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내년에 일어날 일에 대비해 더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사주 매입을 제한하고 배당금 지급을 줄이며 임원 보수를 제한하는 내용의 행정 명령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에 방산업체들의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헌팅턴잉걸스과 RTX는 2% 안팎으로 떨어졌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내년 1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75.6%로 반영했습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1.14포인트(6.92%) 오른 17.62를 가리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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