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백신 시장 재편…SK바이오사이언스 "개발·생산·협업 삼박자"
SBS Biz 오정인
입력2025.12.17 18:01
수정2025.12.17 18:22
[SK바이오사이언스 송도 글로벌 R&PD 센터 예상 이미지. (자료: 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백신 산업은 팬데믹 이후 재편되고 있습니다. 단일 감염병에 집중되던 수요가 분산되고, 각국의 예방접종 체계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는 과정에 놓여 있습니다.
이에 따라 백신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단기 공급 능력보다, 장기적으로 어떤 백신을 안정적으로 개발하고 공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는지가 더 중요해지는 추세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이러한 기준 변화가 가장 또렷하게 드러나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특정 제품의 성과나 일회성 이벤트보다, 개발과 생산, 글로벌 협력이 하나의 시간표 위에서 작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의 외형은 여러 축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독일 IDT 바이오로지카(IDT)는 그중 하나입니다. 원액부터 완제까지 가능한 제조 역량을 갖춘 이 생산 기반은 회사가 중장기 개발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합니다. 단기 시장 변화와 무관하게 개발 일정이 유지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제조 역량은 목적이 아니라, 개발 전략을 가능하게 하는 전제에 가깝습니다.
이 구조 위에서 회사의 개발 파이프라인은 보다 명확한 방향을 갖고 있습니다.
21가 폐렴구균 백신(PCV21)은 그 흐름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PCV21은 국가 예방접종 체계의 핵심 축을 이루는 영유아 예방접종 시장을 전제로 설계된 백신입니다. 기존 13가·15가 백신보다 넓은 혈청형을 커버하는 차세대 후보로, 현재 미국과 유럽, 호주, 한국에서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임상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예방접종 프로그램과 직결되는 시장에서 글로벌 임상 3상 단계까지 도달했다는 점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개발 역량이 특정 지역이나 단일 시장을 넘어섰음을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점은 개발과 상업화가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안동 L하우스에 구축된 폐렴구균 전용 생산시설은 발효, 정제, 충전 전 공정을 모두 고려해 확장됐습니다. 이는 임상 이후를 대비한 시설이 아니라, 개발 단계에서부터 상업 공급을 함께 염두에 둔 구조입니다. 백신 개발이 실제 접종 현장으로 이어지기까지의 간극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러한 개발 방식은 연구개발 체계 전반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내년 1월 중순 이후 본격 가동될 송도 글로벌 R&PD 센터는 단순히 연구 공간을 옮기는 차원이 아닙니다. 후보물질 탐색부터 공정 개발, 파일럿 생산, 임상 연계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한 공간 안에 묶으면서, 개발 의사결정의 속도와 일관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연구가 생산을 고려하고, 생산 경험이 다시 연구로 환류되는 구조입니다.
송도 글로벌 R&PD 센터는 외부 협업의 방식에도 변화를 줄 방침입니다. 글로벌 파트너와의 공동 개발이나 기술 이전 논의가 개념 검토에 그치지 않고, 실제 공정과 파일럿 생산까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단순한 생산 주체가 아니라, 개발 초기 단계부터 프로젝트를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로 인식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국제 협력 경험 역시 이러한 구조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게이츠재단, CEPI 등과 장기간 협력하며 공공백신과 글로벌 보건 프로젝트를 수행해왔습니다. 이 경험은 단기 실적보다는, 글로벌 예방접종 체계가 필요로 하는 기업의 조건을 충족해왔다는 이력에 가깝습니다. 개발 역량과 실행 경험을 동시에 축적한 기업이라는 점에서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어떤 백신을 개발하고, 그 개발이 실제 접종과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의 전 과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점"이라며 "다음 예방접종 사이클을 염두에 두고 준비된 구조를 차근차근 완성해 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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