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전략광물 공급망 파트너 고려아연 낙점한 까닭
SBS Biz 조슬기
입력2025.12.16 17:39
수정2025.12.16 17:51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 전략산업에 대한 공급망 자립화를 최우선 정책으로 두고 민간 기업에 대한 직접 지분투자 방식 등을 적극 추진 중인 가운데 최근 글로벌 전략광물 공급망 재편의 파트너로 한국의 고려아연을 지목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미 정부가 전 세계 수많은 제련소 가운데 고려아연에 손은 내민 이유가 이 기업이 기초금속 뿐만 아니라 다품종의 전략광물을 회수해내는 독보적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16일 고려아연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최근 6개월간 1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4조7천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US스틸과 인텔, MP머터리얼즈, 트릴로지메탈스, 웨스팅하우스 등 광물과 IT, 에너지 분야 기업의 지분이나 워런트 등을 확보했습니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많은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를 시사해 왔는데, 이는 미국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해당 기업들에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신속히 이뤄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미 테네시주에 대규모 제련소를 건설할 예정인 고려아연에 지분 투자를 결정한 것도 이러한 전략산업 정책 기조에 맞춰 이뤄졌다는 설명입니다.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우방국 기업의 자국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도 전방위적인 공급망 구축에 팔을 걷고 나서야 하는 미국 입장에서 단일금속 중심 제련소보다는 다품종을 생산하는 고려아연 제련소가 공급망의 취약성을 해소하는 데 최적의 파트너라는 평가입니다.
실제 고려아연은 50년 넘게 기술력을 끌어올려 다른 제련소와는 다르게 아연과 연, 구리 등 기초금속은 물론 은과 금 등 귀금속,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스 등 전략광물 다수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관련 업계도 전략광물 확보는 이제 특정 금속 하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가 됐다고 입을 모읍니다. 반도체·배터리·방위산업 등에서 사용되는 게르마늄, 인듐, 비스무스, 은 등을 전반적으로 확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최근 핵심광물 목록에 10종의 광물을 추가하는 등 전략 자원 목록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미국처럼 희소금속을 중국 등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온 국가 입장에서는 다양한 광물에 대한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라며 "고려아연이 부산물 회수 기술 등으로 친환경 제련소를 실현했다는 점도 미국이 주목한 이유로 꼽히는데, 미국의 강도 높은 환경 규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전략광물 공급망 경쟁은 이미 본격적인 경제 안보 전쟁의 국면에 접어들었고 중국이 자원을 무기화하며 시장을 압박하는 와중에 미국·유럽·일본 등이 동맹을 가속화하는 등 기술력 중심의 기업들은 국가 단위 공급망의 실질적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축이 되고 있다"라며 "고려아연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미국의 공급망 전략을 구체화시키는 파트너이자, 한국의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적인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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