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때문에 환율·집값 뛰었다?…한은 정면 반박 왜?
SBS Biz 이한나
입력2025.12.16 12:41
수정2025.12.16 13:33
한국은행은 16일 국내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려 수도권 집값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습니다.
아울러 해외 증권 투자 확대, 수출 기업의 외환 보유 등 수급 요인이 최근 고환율의 주된 원인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한은은 이날 게시한 블로그 글에서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에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를 유동성 증가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통화정책만으로 국내 유동성을 완벽히 통제하기는 어렵다"며 "통화량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은 현재 통화정책 체계와도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제활동에 쓰이는 자금의 총량을 의미하는 유동성은 협의 통화(M1), 광의 통화(M2), 금융기관 유동성(Lf), 광의 유동성(L) 등으로 측정됩니다.
한은도 최근 유동성 증가세를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실제 지난 9월 M2는 1년 전보다 8.5% 늘었고, Lf는 8.0%, L은 7.2%의 증가율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10월에도 M2는 8.7%, Lf는 7.8%, L은 7.1% 각각 늘었습니다.
한은은 그 배경과 관련, "네 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시차를 두고 민간신용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경상수지 흑자 폭이 확대되면서 국외에서 유동성 유입이 늘었다"며 "정부 재정지출 확대로 국채 발행도 증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이런 유동성 증가가 이례적이라는 세간의 평가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과거 금리 인하기와 비교하면, 이번 인하기의 M2 누적 증가율은 8.7%로 2012년(5.9%)보다 높지만, 2014년(10.5%)이나 2019년(10.8%)보다는 낮다는 것입니다.
미국과 비교하더라도 유동성 증가세가 지나치게 가파른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20년 3월로 시야를 넓혀보면, 한국과 미국의 M2 누적 증가율이 49.8%, 43.7%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게 한은 설명입니다.
특히 M2 범위 밖에 있던 자금들이 최근 M2 상품 중 하나인 상장지수펀드(ETF) 등 수익증권으로 대폭 유입되면서 M2 증가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고도 짚었습니다.
이와 관련,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과거부터 풀린 유동성이 M2 쪽으로 오는 구성 변화가 상당히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한은은 올해 1∼10월 거주자의 해외 증권 투자가 1천171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에 달했으며, 경상수지 흑자 폭(896억달러)을 크게 웃돈 점을 환율 상승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국내 수출 기업들이 수출 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는 경향도 외환 수급 불균형을 확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은은 이밖에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역시 유동성 증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대신 공급 부족 우려, '똘똘한 한 채' 선호 등에 따른 특정 지역 가격 상승 기대와 수요 쏠림을 집값 상승의 주된 배경으로 꼽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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