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美 테네시에 11조원 규모 비철금속 제련소 건립
SBS Biz 류정현
입력2025.12.15 18:23
수정2025.12.15 18:23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에 11조원 규모의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를 건설합니다. 이를 위해 설립하는 현지 합작법인(JV)에는 미국 정부·기업도 함께 참여합니다.
이번 투자는 중국의 전략광물 수출통제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적극적으로 요구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려아연은 15일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미국 제련소 투자안을 의결했습니다.
고려아연은 이사회 종료 후 공시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 강화를 위해 미국 내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를 건설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확대와 미국 내 비철금속 및 전략광물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북미 시장의 중장기 성장성을 선점해 안정적·지속적인 수익 창출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추가 생산 거점 마련을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습니다.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는 고려아연의 미국 내 종속회사인 '크루서블 메탈즈'(Crucible Metals, LLC)를 통해 진행될 예정입니다.
예상투자액은 총 10조9천500억원(약 74억3천200만달러) 규모입니다.
고려아연과 미국 정부 및 미국 내 전략 투자자가 출자한 합작법인인 '크루서블 JV'를 통해 약 2조8천600억원(약 19억4천만달러)를 조달하며, 고려아연은 약 8천600억원(약 5억8천500만달러)을 직접 투자합니다.
나머지 소요 자금은 미국 정부의 정책금융 지원 및 보조금 프로그램, 재무 투자자 대출 등을 더해 충당합니다.
고려아연은 사업 운영 주체인 크루서블 메달즈가 미국 제련소 설립을 추진할 수 있도록 미국의 정책금융 지원 대출 및 재무 투자자 대출 규모가 최대 6조9천210억원(약 46억9천80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칩스법'에 따라 미국 상무부도 최대 약 3천억원(약 2억1천만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합니다.
고려아연은 테네시 제련소를 한국의 온산제련소와 같은 복합 비철금속 제련소로 건설할 방침입니다.
아연, 연, 구리 등 주요 비철금속과 금, 은 등 귀금속을 비롯해 안티모니, 게르마늄, 갈륨 등 핵심광물 1종을 포함해 총 13종의 금속과 반도체용 황산도 함께 생산할 예정입니다.
제련소가 들어설 지역으로는 미국 남동부 테네시가 낙점됐습니다.
미국 내 60여곳을 후보지로 놓고 검토한 끝에 제련에 필요한 용수·전력 등을 쉽게 조달할 수 있는 테네시주에 제련소를 짓기로 했다고 고려아연은 설명했습니다.
고려아연은 테네시주에 있는 기존 니르스타(Nyrstar) 제련소 부지를 인수한 뒤 이를 활용해 기반 시설을 재구축하고, 첨단 공정 기술을 적용해 제련소를 건설합니다.
이 제련소는 2027∼2029년 3년에 걸쳐 완공될 예정이며 단계적으로 상업 가동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연간 목표 생산량은 아연 30만t, 연(납) 20만t, 동 3천500t, 희소금속 5천100t 등입니다.
고려아연은 이날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 약 2조8천51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주당 129만133원에 신주 220만9천716주(보통주)를 발행하는 내용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제3자배정 대상자는 크루서블 JV입니다
고려아연은 또 크루서블에 약 1천323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출자 후 지분율은 10%가 됩니다.
중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중국이 지난 10월 희토류 등 전략광물에 대한 수출통제를 강화하자 고려아연과 전략광물 현지 생산을 위한 협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측은 고려아연에 '가능한 한 빨리, 많은 물량'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려아연 미국 제련소에 미국 정부가 직접 투자로 참여하면서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 정부가 고려아연 주주로 등재되면 고려아연은 단순한 기업을 넘어 미국의 안보 자산으로 분류되는 격이어서 고려아연 인수합병(M&A)에 큰 부담이 따릅니다.
아울러 고려아연이 경제 안보에 중요한 전략광물을 생산하는 기업이라는 점이 강조되면서 경영권 경쟁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영풍·MBK보다 최 회장 쪽에 쏠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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