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트럼프, 국내 정치 어려워지자 1920년대식 고립주의"
SBS Biz 신다미
입력2025.12.14 15:22
수정2025.12.14 15:25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에서 정치적 어려움이 커지면서 이민자들과 외국 문화, 다자주의를 강하게 배척하는 고립주의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여행 제한 확대, 관세 강화, 인종차별 색채가 짙은 반(反)외국인 발언들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는 1920∼1930년대 미국의 고립주의와 반이민 정서를 연상시킨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현지시간 13일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19개국 출신의 이민 신청을 중단한 데 이어 30여개국을 대상으로 한 여행 금지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 조치를 설명하며 "살인자, 기생충, 특권의식에 찌든 사람들을 미국에 유입시키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ESTA) 제도로 입국하려는 외국인에게 최대 5년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정보를 수집하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
이 같은 조치는 다자주의와 이민 반대 입장을 강조한 국가안보전략(NSS)의 발표 이후 나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일 공개한 NSS에서 "미국이 아틀라스처럼 전세계 질서를 떠받치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유럽 동맹국들의 이민 정책이 '문명 소멸'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전략이 오랫동안 미국이 목표로 삼았던 광범위한 글로벌 질서보다는 서반구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척 헤이글 전 국방부 장관은 "우리는 매우 위험한 방식으로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는데, 이 행정부는 이를 알지 못하는 것 같다"며 "한번 고립의 길을 가면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략이 민주주의와 권위주의의 글로벌 경쟁을 사실상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국방 전문가 세스 존스는 NSS가 오늘날 권위주의 체제 확산과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다며, 이는 미국의 건국 정신에 위배된다고 비판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근무했던 찰스 쿱찬은 "트럼프 대통령의 본능은 고립주의"라고 말했습니다.
책 '고립주의'의 저자이기도 한 쿱찬은 "만약 그가 뜻대로 할 수만 있다면, 그는 도개교를 올려 북미에 집중하고 캐나다를 합병하고 그린란드를 사들이고 파나마 운하를 장악하는 등 19세기로 회귀하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쿱찬은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 전인 1920년대와 1930년대에도 이 같은 고립 움직임이 나타났다며, 당시엔 가능했지만 오늘날엔 국제관계가 너무 복잡해져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세계가 미국을 놓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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