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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카리브해 군사자산 확대…"베네수엘라에 지상·전자전 위협"

SBS Biz 지웅배
입력2025.12.13 17:53
수정2025.12.13 18:00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카리브해에 전력을 추가로 전개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배치된 자산 중 지상 공격과 전자전을 수행할 수 있는 전력이 포함되면서 미국의 군사 위협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지난 몇 주간 카리브해에서 마약 밀수선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공습하고 베네수엘라산 원유 유조선을 나포한 이후, 베네수엘라의 방어체계를 무력화하고 석유 금수 조치를 집행할 수 있는 군사 자산을 카리브해로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F-35A 전투기, 전자전 전용 전투기인 EA-18G 그라울러, 구조용 헬리콥터 HH-60W, 전투구조 항공기 HC-130J 등 푸에르토리코에 배치됐다. 최근 며칠간 공중급유기는 도미니카공화국으로 이동했습니다.

공중급유기의 배치는 지상공격이 이뤄질 경우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미군은 이미 군함 11척, MQ-9 리퍼 드론, F-35B 전투기, P-8 포세이돈 정찰기 등을 이 지역에 전개한 상태다. 지난달엔 항공모함 USS 제럴드 R. 포드가 배치되면서 공습 능력도 크게 강화됐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전력 이동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전투 작전 수행 의지를 시사하는 신호라고 분석합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원한다면 추가 유조선 나포도 가능해졌다는 의미라고 평가했습니다.

미첼 항공우주연구소(MIAS)의 연구책임자 헤더 페니는 이들 배치 전력과 관련, "부수적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정밀하고 은밀한 공격 수행에 최적화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모든 전력이 협력해 전장을 개방하고 미군의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정밀 타격을 수행한다"며 "물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수색·구조팀도 배치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이 군사 행동에 나설 경우 베네수엘라뿐만 아니라 중남미 전역으로 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특히 베네수엘라 석유에 의존하는 쿠바, 무장 단체들이 국경을 장악한 콜롬비아 등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다음 단계는 실제 군사 충돌보다는 석유 금수 조치의 집행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출은 대부분 허위 등록 선박 등을 이용해 불법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차단할 경우 마두로 정권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지상 침공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으나, 지상 목표물을 겨냥한 정밀 공습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이러한 작전은 베네수엘라군이 보유한 러시아제 방공 시스템을 무력화하기 위한 사이버 작전과 위성 교란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경우 미국은 전자전 시스템을 베네수엘라 인근에 배치해 위성 송수신을 교란하고 통신·항법 체계를 무력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F-35 전투기와 토마호크 미사일로 방어체계와 핵심 시설을 타격하는 시나리오입니다. 최근 도미니카공화국에 배치된 공중급유기들은 작전 항공기들의 장거리 비행을 지원하게 됩니다. 이후 그라울러와 전투기, 폭격기 등으로 구성된 '공격 편대'를 투입해 지상 목표물에 대한 타격을 확대하는 식입니다.

베네수엘라는 미군 공격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내부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발렌시아 공항의 한 관계자는 활주로와 저장시설 인근에 대공포가 배치됐으며, 지난 2주간 항공편의 80% 이상이 취소됐다고 전했습니다.

항만 관계자들은 선박 운항이 거의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이날만 최소 12척의 컨테이너선과 유조선이 접안을 시도하다 항로를 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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