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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중국 수위 고조…안보동맹 출범·中AI기업 투자 규제도

SBS Biz 지웅배
입력2025.12.13 10:10
수정2025.12.14 08:00

[크리스토퍼 랜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평화연구소에서 열린 '팍스 실리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핵심광물 등 공급망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제안보 동맹 구상을 공식화하며 대중국 견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11일(현지시간) 자국 주도로 한국, 일본 등 8개국이 참여하는 경제 협력체 '팍스 실리카'(Pax Silica)가 출범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팍스 실리카가 "핵심광물과 에너지 투입재부터 첨단 제조, 반도체, AI 인프라, 물류에 이르기까지 안전하고 번영하며 혁신 주도적인 실리콘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팍스 실리카에서 라틴어로 평화와 안정, 장기적 번영을 의미하는 '팍스'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원료인 실리콘 정제 화합물 '실리카'의 연어(連語)입니다.

동맹국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싱가포르 ▲네덜란드 ▲영국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호주 등입니다. 국무부는 이들 국가를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으로 규정하며 "글로벌 AI 공급망을 주도하는 가장 중요한 기업과 투자자들의 본거지"라고 평가했습니다.

반도체, AI 등 산업 공급망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관리하고 재편하겠다는 전략이 구체화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배포된 동맹 관련 설명자료에는 중국이 직접 거론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희토류 등 첨단산업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으로 해석됩니다. 

국무부는 "강압적 의존도를 줄이고 AI의 기초가 되는 소재와 역량을 보호하며 동맹국들이 대규모로 혁신적 기술을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및 플랫폼 ▲프론티어 파운데이션 모델 ▲네트워크 인프라 ▲컴퓨팅·반도체 ▲첨단 제조 ▲물류·운송 ▲광물 정제·가공 ▲에너지 등을 협력한다는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 핵심광물과 반도체 설계·제조·패키징 등에서 공급망 취약성을 점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추진됩니다.

경제안보 동맹이 형성된 배경으로는 최근 월가 자금이 중국 AI 기업으로 몰리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들은 AI 모델을 개발하는 중국 기술 기업들의 주식을 적극 매수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기반을 둔 벤처캐피탈(VC)들은 AI 투자를 염두에 두고 달러 표시 펀드를 조성하고 일부 미국 대학 기금들도 대중국 투자 재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정가에서는 자국 자본이 중국으로 몰리는 추세를 우려하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공산주의 중국의 침략 행위를 뒷받침하는 투자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연방하원은 2026년도 미 국방수권법안(NDAA)을 통과시켰습니다. 최종안에는 대통령에게 중국의 AI 및 군사 관련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확대하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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